양승태 법원행정처, 비자금 노리고 예산 딴 정황 포착

김기태 기자 KKT@sbs.co.kr

작성 2018.09.05 21:21 수정 2018.09.05 22:1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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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가짜 영수증을 만드는 수법으로 각급 법원 예산을 거둬들였다가 다시 나눠줬다고 어제(4일) 전해드렸었는데, 이들이 처음부터 비자금을 만들 목적으로 예산을 부정하게 배정받았다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김기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015년 3월 초 전남 여수의 한 호텔에서 전국 법원장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각급 법원장을 포함해 40여 명의 고위 법관들이 참석했습니다.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은 참석한 고위 법관들에게 대외 활동비로 쓰라며 돈을 나눠줬습니다.

검찰이 관련 문건을 확보했는데 서울중앙지방법원장 2,400만 원, 수원지방법원장 1,400만 원 등 지급 액수까지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일선 법원 공보관실에 배당됐던 예산을 모두 현금으로 빼냈다가 법원행정처가 모아 다시 법원장들에게 나눠준 겁니다.

이 문건에는 해당 예산을 현금으로 인출하기 위해 가짜 지급 결의서를 만들어야 하며 현금은 사람을 시켜 법원행정처에 전달해야 한다는 내용까지 상세히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한 전직 법원장은 SBS와 통화에서 "현금으로 돈을 받았고, 관행으로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특히 법원행정처가 이 예산을 처음 배정받을 때부터 공보관실 운영이 아닌 다른 용도로 쓰려고 계획한 내용의 문건도 확보했습니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국회와 정부를 속여 부정하게 예산을 타낸 것으로 보고 관련자들을 입건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유미라, 사진제공 : 대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