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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마라카낭 경기장 보수비면 국립박물관 2천400년 관리비"

브라질에서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 화재 사건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대형 문화시설 관리 소홀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6 리우 하계올림픽을 위해 스포츠 시설에 막대한 재원이 투입된 것과 비교되면서 정부 예산 집행의 형평성과 효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정부는 국립박물관 관리 책임을 진 리우연방대학(UFRJ)에 대한 지원을 2015년 34만6천300헤알에서 2016년에 41만5천300헤알로 늘렸다가 지난해 다시 34만6천300헤알로 줄였습니다.

200년 역사를 가진 국립박물관 관리 비용으로 연간 1억 원 남짓한 예산을 지원하는 데 그친 것입니다. 결국, 박물관 측은 온라인 모금을 통해 관리 비용의 일부를 충당해야 했습니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리우 시내 마라카낭 경기장 보수공사에 12억 헤알(약 3천225억 원)이 투입된 사실과 비교하면서 정부가 국립박물관 관리에 지나치게 무관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마라카낭 보수공사 비용이 2천400년 동안의 국립박물관 관리비에 해당한다며 혀를 찼다.

리우 해안의 이타과이 조선소 건설 비용과 비교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5척의 잠수함 건조를 위해 추진된 조선소 건설에는 애초 50억 헤알이 책정됐으나 실제로는 78억 헤알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액인 28억 헤알은 리우 국립박물관을 5천600년간 관리할 수 있는 비용입니다.

리우의 대표적 빈민가 가운데 하나인 콤플레수 두 알레망 지역 정비를 위해 정부는 2016년 3억2천700만 헤알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계획이 끝날 무렵엔 비용이 4억9천330만 헤알로 늘었습니다.

차액인 1억6천630만 헤알이면 국립박물관을 332년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리우 지하철과 3호 원자력발전소 등 건설에서도 예산 집행이 방만하게 이뤄지면서 막대한 예산이 낭비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그동안 국립박물관 관리는 방치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편,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은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긴급회의를 소집해 국립박물관 재건 방안을 협의합니다.

회의에서는 경제사회개발은행(BNDES) 등 국영은행을 통한 금융지원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습니다.

앞서 경제사회개발은행은 지난 6월 국립박물관 보수를 위한 2천170만 헤알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으나 10월 선거 때문에 집행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교육장관과 문화장관은 전날 리우에서 대책회의를 열어 국립박물관 재건을 돕기 위한 실무그룹을 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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