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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폭염에 해수욕장 전성시대 저무나…전국 1천만 명 감소

휴가철 특수 노리던 상인들 울상, 바가지 요금 근절 요구도

최악 폭염에 해수욕장 전성시대 저무나…전국 1천만 명 감소
최악 폭염에 해수욕장 전성시대 저무나…전국 1천만명 감소 (전국종합=연합뉴스) 올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 탓에 전국 주요 해수욕장의 피서객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욕장은 여름 휴가철의 대표적인 피서지로 꼽혔지만 올해는 낮에 백사장이 텅텅 비는 경우도 잦아 특수를 기대하던 상인들은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 해운대 '천만명'도 아슬아슬

부산시가 해운대 등 7개 해수욕장의 피서객 수치를 집계한 결과를 보면 올여름 피서객은 4천73만명으로 지난해 여름 4천766만명보다 693만명(14.6%) 감소했다.

올여름 해수욕장별 피서객 수는 해운대 1천114만명, 광안리 921만명, 송도 849만명, 다대포 683만명, 송정 447만명, 일광 30만명, 임랑 27만명 등이다.

해운대 237만명, 광안리 255만명, 송도 183만명, 다대포 40만명 감소했고 송도와 일광, 임랑은 소폭 상승했다.

울산 울주군 서생면 진하해수욕장은 최근 두달간 방문객이 43만명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59만명보다 27.1% 줄었다.

울주군 관계자는 "7월 초에는 태풍 '쁘라삐룬' 영향으로 진하해수욕장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이후 이어진 최장 기간 폭염 때문에 방문객 수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경남 통영시와 거제시의 해수욕장 피서객은 지난해보다 최대 2만명 이상 줄었다.

동해안 해수욕장의 성적표도 충격적이다.

강원도 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폐장한 도내 6개 시·군 93개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1천846만7천737명으로 전년 2천243만7천518명보다 396만9천781명(17.7%) 감소했다.

도내 피서객은 2015년 2천578만9천916명에서 2016년 2천477만1천582명으로 감소하는 등 점차 감소해 올해 처음 2천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강릉·속초에 물 폭탄이 떨어지고 광복절 전후로 파도가 높아 바닷물에 발조차 담가볼 수 없었던 것도 피서객 유치에는 불리했다는 게 도의 분석이다.

도 환동해본부 관계자는 "올해는 폭염 때문에 피서객이 모래가 달아오르는 해변 대신 시원한 계곡으로 많이 간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다 너울성 파도로 바다에 들어가지 못한 요인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경북 해수욕장 이용객은 올해 499만1천743명으로 지난해 524만7천501명보다 5% 줄었다.

포항시는 피서객이 줄자 해수욕장 폐장일을 8월 19일에서 26일로 일주일간 늘리기도 했다.

서해안도 비슷한 처지였다.

지난달 초부터 차례로 문을 열었던 전남지역 해수욕장 이용객은 모두 99만5천11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132만6천193명)보다 25.0% 줄어든 수치인데 157만여명을 기록했던 재작년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더 크다.

제주 서귀포시 관내 해수욕장 방문객도 지난 26일 기준 20만5천300여명으로 전년(30만380명) 대비 31.7%나 감소했다.

◇ 대낮에 텅텅 빈 백사장…상인들 울상

해수욕장에서 발길을 돌린 피서객들은 야간에 해수욕장을 찾거나 다른 피서지를 택했다.

부산 해운대구는 올여름 낮에 해변을 찾는 피서객이 줄고 밤에 백사장으로 나오는 사람이 많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야간 물놀이객이 크게 늘면서 해수욕장 진입도로인 해운대광장(옛 구남로), 재래시장, 상가 주변이 밤마다 인파로 북적였다.

해수욕장 백사장이 텅텅 빈 반면에 도심 물놀이 시설, 하천, 계곡 등에 인파가 몰렸다.

충남 보령시 성주산 자연휴양림은 성수기 운영기간(7.13∼8.19) 이용객이 3만5천31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3천242명보다 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물이 맑고 차갑기로 유명한 성주 심원동과 먹방계곡은 올해 2만5천명이 찾아 지난해 1만8천명보다 38%가량 증가했다.

보령 냉풍욕장도 입장객이 15만8천804명에 달해 지난해 8만9천205명보다 78% 늘었다.

해수욕장 방문객이 급감하면서 주변 상인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고 입을 모은다.

전북 격포 해수욕장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47·여)씨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주말에도 백사장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며 "매출이 작년 반 토막도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 을왕리해수욕장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김모(73·여)씨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30%가량 줄었다. 특히 학생 등 젊은 층 고객은 90%가량 감소했다"며 "더우면 사람들이 바다로 안 가고 계곡으로 간다는데 올해는 폭염 때문에 경영이 어려워졌다. 민박집 문을 닫은 곳도 꽤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남 완도 명사십리 해수욕장 주변 한 상인은 "적당히 더워야 바다에서 피서를 즐길 텐데 그 이상으로 심하게 더우니 피서객 발길이 확 줄어든 것 같다"며 "극성수기조차도 '대목'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네티즌 사이에서는 한철 벌어서 1년 먹고 산다는 피서지의 바가지 요금이 해수욕장에 등을 돌린 원인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네티즌은 "올여름 강원도로 피서 가려다 숙박비 보고 좌절했다. 진짜 그 돈이면 외국 나가는 게 나을 거 같더라"면서 "숙박비만 그러냐? 음식점이고 어디고 간에 한 철 장사한다고 몇 배씩 요금 뻥튀기한다"라고 지적했다.

강원 경포 번영회 관계자는 "지난해 피서철에 30일 넘게 비가 와 어려움이 많았는데 올해 체감 경기는 작년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폭염도 영향을 많이 줬지만 종일 바다에서 수영만 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피서객을 위한 놀 거리 등을 지자체와 함께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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