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페소 가치 또 사상최저 추락…IMF 구제금융 조기집행 요청

아르헨티나 정부가 자국의 페소화 가치가 29일(현지시간)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자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 조기 집행을 요청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습니다.

아르헨티나가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부채를 적절히 상환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확산하면서 페소화 가치 급락을 부추겼습니다.

이날 페소화 가치는 이틀째 이어진 중앙은행의 보유 외환 매각에도 사상 최저치인 달러당 34.20페소까지 미끄러졌습니다.

달러당 31.50페소에 마감한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운 것입니다.

페소화 가치는 이날 7.62%나 빠졌는데, 이는 2015년 12월 변동환율제가 적용된 이후 하루 기준으로 가장 큰 낙폭입니다.

올해 들어 달러 대비 페소화 가치는 45.3% 이상 하락했습니다.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 가치를 안정시키려고 이번주 들어 보유 외환 5억 달러를 매각하는 등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했습니다.

중앙은행은 전날 2억달러에 이어 이날 3억달러를 외환시장 경매를 통해 매각했으나 페소화 가치 급락세를 막지 못했습니다.

중앙은행은 올해 들어 통화 가치 안정과 연간 30%에 달하는 물가상승을 억제하려고 130억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매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날을 기준으로 한 보유 외환은 546억9천500만 달러로 감소했습니다.

다급해진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은 지난 6월 IMF와 합의한 500억 달러 규모의 대기성 차관을 조기에 집행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마크리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우리는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부채의 상환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자금을 우선 받기로 IMF와 합의했다"면서 "이런 결정은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도 우리 정부의 자금조달 능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난주 확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마크리 대통령은 그러나 IMF가 조기에 지급할 구제금융 규모와 시기 등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아르헨티나는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249억 달러 규모의 외채를 상환해야 하고, 재정적자는 7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