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끝까지판다①] 진전 없는 쿠르드 비밀협상…외교 분쟁 초래 우려

김지성 기자 jisung@sbs.co.kr

작성 2018.08.28 21:14 수정 2018.08.28 21:5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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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1호 사업인 쿠르드 유전 개발에 석유공사가 1조 3천억 원을 투자했고 이달 말로 사업이 끝나지만 손에 쥔 게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석유공사는 투자금 회수를 위한 비밀 협상 중이라고 밝혔는데 탐사보도팀이 취재해보니 타결 가능성이 거의 없었습니다.

김지성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석유공사는 쿠르드 자치정부에 유전 탐사와 사회간접자본 건설비로 1조 3천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그 대가로 원유 3천480만 배럴을 보장받기로 했지만 지금껏 돌려받은 게 없습니다.

석유공사는 계약대로 생산광구 지분으로 물량을 받는 협상을 했습니다.

그런데 광구 매장량에 이견이 있고 공사가 생산비를 추가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불거지며 협상은 3년째 제자리입니다.

석유공사는 지분 확보가 어렵다고 보고 현물로 10여 년에 걸쳐 나눠 받는 방안을 쿠르드와 논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3천480만 배럴을 다 받으려면 쿠르드는 정부 몫으로 배정된 원유를 9년 동안 공사에 고스란히 내줘야 합니다.

재정이 어려운 쿠르드 정부로서는 쉽지 않습니다.

[박영규/주아르빌 총영사 : 쿠르드 지방정부가 정부를 꾸려가는 재정을 다 그거 (원유)를 가지고 쓰고 있거든요, 중앙정부에서 따로 예산을 배정 안 해주기 때문에.]

설령 협상이 타결돼도 석유 수출 통제권을 쥐고 있는 이라크 중앙정부가 송유관을 잠글 경우 대책이 없습니다.

[석유공사 관계자 : 실무자한테 물어봤더니 이라크 정부가 공식적으로 협상 계약을 알지 못한대요.]

오히려 이라크 정부는 공사가 자치정부와 불법 수출 계약을 맺었다며 문제 삼을 수도 있습니다.

[백승훈/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연구위원 : 이라크 정부가 추구하는 석유 정책과는 결을 달리하는 집단과 계약을 맺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외교적 충돌이나 갈등을 빚을 수 있는 요소가 다분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008년 석유공사가 쿠르드와 계약을 맺자 이라크 중앙정부는 위법 계약이라며 한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적도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정성훈, VJ : 김준호, 화면출처 : RUDAW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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