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멈출 줄 모르는 게릴라 호우…21호 태풍 '제비' 북상

공항진 기상전문기자 zero@sbs.co.kr

작성 2018.08.28 13:24 수정 2018.08.29 08:5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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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멈출 줄 모르는 게릴라 호우…21호 태풍 제비 북상
장마면 장마, 폭염이면 폭염 올 여름 날씨는 한 번 시작하면 거칠 것이 없습니다. 좀처럼 멈출 줄을 모르는데요, 6월말 장마가 시작되자마자 장대비가 그칠 줄 모르더니, 장대비가 잠시 주춤한 사이 시작한 폭염은 쉬지 않고 한 달이 넘게 전국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강한 중형태풍 '솔릭'이 제주와 남해안에 상처를 남기고 지난 뒤에는 폭염의 기억을 지우기라도 하듯 연일 게릴라성 폭우가 전국 곳곳에 물 폭탄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좁은 지역에 집중되는 폭우 때문에 여기저기서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내렸다하면 한 시간 강수량이 50mm를 넘는 곳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물이 채 빠지지 않으면서 침수가 잇따르고 있고, 장대비가 약해진 지반을 파고들면서 산사태나 축대와 같은 시설물 붕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이후 남부와 충청지방을 강타한 물 폭탄은 어제와 오늘(29일) 장소를 옮겨 중북부에 강한 비를 사정없이 쏟아내고 있습니다. 내일까지 서울을 비롯한 중부 곳곳에는 25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중부와 남부를 오르내리는 이번 폭우는 이번 주 내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말 이후에나 비가 소강상태에 들면서 햇볕이 다시 뜨거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가을인데 왜 이렇게 뜨겁지" 하는 분들이 많아지겠네요.

이번 폭우의 원인을 두고 말이 많습니다. 가을이 오기 전에 나타나곤 하는 가을장마라는 분석과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남서쪽에서 많은 수증기가 유입돼 폭우가 이어지고 있다는 등 원인 분석이 다양합니다.

상황이 끝난 뒤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그동안 이어진 폭염과 가뭄을 해소하기 위한 지극히 자연스런 반작용으로 보입니다. 기울어진 평형 관계를 되돌리려는 것이죠, 두 달가량 한반도에 쌓인 열과 건조해진 공기 때문에 흐트러진 균형을 되살리려는 자연의 섭리라고 할까요?

폭우 현상이 끝나면 9월부터 자연스럽게 계절은 가을의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침과 저녁 공기는 선선해지고 한낮에도 그늘로 들어가면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겠죠. 하지만 가을이 시작된다고 해서 마음을 놓을 수만은 없습니다. 태풍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오전 9시, 21호 태풍 '제비'가 괌 동쪽 약 1340km해상에서 발생했습니다. 이제 발생 초기여서 힘은 그렇게 세지 않은데요, 중심부근 최대풍속이 시속 76km 정도에 머물고 있습니다. 강풍 반경이 200km인 소형태풍입니다.

태풍 '제비'는 시속 20km 안팎의 속도로 서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태풍 '제비'는 더운 바닷물에서 에너지를 잔뜩 얻기 때문에 세력을 키우겠는데요, 다음 달 초에는 중심부근 최대풍속이 시속 140km를 웃돌고, 강풍 반경이 320km나 되는 강한 중형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태풍 '제비'의 진로는 아직 유동적입니다. 이번 주말을 지나면 조금 더 확실해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일본 남쪽 먼 바다로 이동하다가 다음 주 중반쯤 일본 남부로 다가설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이럴 경우 우리나라는 직접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겠죠.
21호 태풍 '제비' 예상진로태풍 진로는 북태평양 고기압에 따라 달라집니다. 고기압이 계절의 변화를 인정하고 조용히 일본 동쪽에 머문다면 태풍 '제비'는 일본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지만, 갑자기 마음을 바꿔 힘을 우리나라 쪽으로 미친다면 태풍이 남해로 북상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단 만반의 준비를 하고 태풍의 움직임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