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 '재판 상황 보고서' 유출 정황…靑에 전달?

<앵커>

양승태 사법부 시절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던 사건에 대한 보고서가 외부로 유출된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관심을 갖고 있던 사안들이 많았는데 검찰은 보고서 내용이 당시 청와대로 전달됐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김기태 기자입니다.

<기자>

검찰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USB에서 대법원 재판연구관들이 작성한 문건을 확보했습니다.

당시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던 재판의 진행과 검토 사항이 상세히 기록된 이 문건들은 대법관 보고용으로 작성됐습니다.

당연히 재판부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되는 기밀인데, 사법부의 행정 업무를 담당할 뿐 재판에 관여할 수 없는 법원행정처의 차장에게 유출된 겁니다.

검찰은 특히 보고서들이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관심을 갖고 있던 사건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작성된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임종헌 전 차장을 통해 보고서 내용이 청와대로 유출됐는지 의심하는 겁니다.

그래서 검찰은 보고서 작성 경위 등을 확인하기 위해 당시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었던 유 모 변호사의 사무실과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유 변호사가 임 전 차장에게 보고서를 보낸 사실을 부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압수수색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아무 근거 없이 심정적 추측을 기각 사유로 드는 등, 통상 사건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어 영장 기각이 계속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