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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이 무서워"…'아베 비판' 사라진 日 자민당 총재 선거전

당초 아베 신조 총리의 독주 체제에 대한 심판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가 '반 아베' 목소리 없이 치러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늘(2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베 총리와 경쟁하는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전 간사장은 이번 선거에서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기로 했습니다.

선거에서 70%에 가까운 의원 표를 확보한 아베 총리에 대해 공세를 높이는 것이 득표전에서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모리토모 학원과 가케 학원 등 사학 스캔들에 대해 아베 총리를 저격한다면 자민당 내에서 '야당을 유리하게 한다'는 비판이 거세지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의견이 선거 캠프 내에서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놓고 이시바 전 간사장과 그에 대해 지지를 표명한 다케시타파의 참의원들(21명)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것도 '비판 자제'를 결정한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다케시타파 참의원들은 선거에서 패배했을 경우 당과 정부 내 인사에서 냉대를 당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가 속한 파벌인 호소다파 관계자들은 공공연하게 이시바 전 간사장의 이시바파에 대해 "선거 후에는 엄중한 처사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이시바 전 간사장이 '아베 1강'의 오만함을 비판하며 자민당 내 반아베 세력의 핵심 역할을 해온 것에서 180도 달라진 것입니다.

그는 지난 10일 출마표명을 하는 기자회견에서 사학 스캔들을 염두에 두고 '정직하고 공정한 정치'를 강조하면서 아베 총리를 향해 날을 세웠었습니다.

이런 변화의 기저에는 아베 총리 쪽으로 기울어진 선거의 판세가 있습니다.

자민당의 총재선거는 국회의원(405표)과 지방 당원(405표)의 투표로 진행되는데, 아베 총리는 의원 표 중 257표를 이미 확보하며 승기를 잡았습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지방 당원 표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지만, 현재로써는 아베 총리가 승리를 거둬 장기 집권을 달성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수석 부간사장에게 자신의 편이 돼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총재선거 불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다 세이코 총무상에게도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할 방침이지만, 노다 총무상의 세력이 크지 않아 선거에서 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아베 총리 재임 중 수도권 인구가 급증한 것을 비판하면서 지방 활성화 공약을 강조하는 데 힘을 들이고 있으며, 이에 반해 아베 총리는 헌법 개정을 선거의 쟁점으로 부각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민당 총재선거는 의원내각제인 일본 정치체계에서는 사실상 일본 정부의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다음 달 7일 공식 선거기간에 돌입한 뒤 같은 달 20일 투개표가 실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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