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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으로 돼지 몰살"…수익금 안 주고 빼돌린 농장주

<앵커>

우리 농가도 살리고 또 안정적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이유로 최근 농·축산업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까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을 내세워서 투자자들을 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관진 기자의 기동 취재입니다.

<기자>

축사를 뒤덮은 분뇨를 뒤집어쓴 돼지들이 숨을 헐떡이며 누워 있습니다. 곧 죽을 것처럼 보이는 새끼 돼지도 눈에 띕니다.

[외국인 노동자 : 어제부터 아파요. 아기 돼지. (아파요?) 네.]

돼지 수백 마리를 방치하다시피 사육하는 농장은 한돈협회 지부장 출신인 김 모 씨의 소유입니다.

김 씨는 지난 2013년 증권사 직원 장 모 씨를 통해 투자금을 받아 이 농장을 운영했습니다.

매달 투자금의 3%를 주겠다는 말에 22명이 29억 원을 건넸습니다.

하지만 수익금은 2년 뒤인 2015년에 뚝 끊겼습니다. 김 씨는 구제역을 이유로 댔습니다.

[농장 투자자 : 가지고 있는 돼지의 70%를 묻었기 때문에 이자를 더 이상 줄 수 없다고…]

관할 지자체에 확인해 봤습니다.

[용인시청 공무원 : 알려주신 주소는 2015년도 구제역 발생 지역 농가는 아니고요.]

그러자 김 씨는 뒤늦게 거짓임을 인정합니다.

[김모 씨/농장주 : 그 거짓말은 내 의견이 아니었고 ○○○이 그렇게 말하자고 한 거고.]

더 의심스러운 것은 그다음입니다.

공교로운 것인지 수익금 지급이 중단된 뒤 김 씨의 가족 재산이 급속도로 불어났습니다. 

2016년 김 씨는 대규모 양돈 단지에 있는 사육장 세 곳을 자신과 아들들 명의로 사들였습니다.

사육장 법인 명의로 외제 차를 포함해 차량 3대도 사들였습니다.

[양돈단지 직원 : 농장은 지금 아들이 경영을 하고 있는데 만날 수가 없어요.]

SBS가 확인한 결과 김 씨 본인 명의의 법인 자산이 30억 원이 넘습니다.

김 씨는 주변에서 자신을 도와준 거라며 투자금을 돌려주기 위해 사업을 키웠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농장 투자자 : 줄게줄게 해 놓고 또 전화 안 받고. 3년을 도망 다닌 거죠. 울화가 터지니까 이렇게 우울증 약도 먹고…]

증권사 직원 장 씨는 김 씨한테 1억 7천만 원을 받았는데 취재진의 연락에 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참다못한 투자가가 고소해 경찰은 두 사람을 사기 혐의로 수사 중입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김준희,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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