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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롭게 휘날리는 신호등…위험천만했던 피해 현장

<앵커>

태풍 솔릭은 한때 시속 4킬로미터, 그러니까 성인 남성이 걸을 만큼 상당히 느린 속도로 이동하다 보니까 제주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고, 때문에 더 많은 피해를 남겼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지 않았는데, 시작되면 꽤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내용은 JIBS 이효형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체육관 건물 지붕이 뻥 뚫렸습니다. 태풍이 몰고 온 강한 바람에 지붕이 뜯겨진 것인데, 안에서는 온갖 도구를 동원해 쏟아지는 빗물을 퍼 날라 보지만 역부족입니다.

아래층으로 밀어내는 빗물은 마치 폭포수 같습니다.

[김동규/제주자치도체육회 관리과장 : 판넬이 바람이 부니 들썩 들썩거렸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바람이 점점 세지는 거예요. 그러다 와장창 하더니 다 날아갔어요. 한꺼번에…]

150억 원을 들여 만든 건물이지만 지어진 지 4년 만에 무려 3번이나 똑같은 일이 반복된 겁니다.

이곳은 4년 전에 강풍으로 지붕 일부가 나가떨어져 보수공사까지 이뤄졌는데, 이번 태풍이 몰고 온 강풍에 또다시 무너져 내리고 말았습니다.

밤새 쏟아진 빗물이 순식간에 집 전체를 집어삼켰습니다.

잇따른 침수 신고에 배수 작업마저 늦어지면서 주민들은 그저 망연자실 할 뿐입니다.

[주민 : 지하부터 시작해서 1층 바닥까지 차버렸어요. 그런데 물이 넘치는 것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다고 보거든요.]

태풍 솔릭의 강한 비바람은 제주 곳곳에 상처를 남겼습니다.

강풍에 그대로 꺾여버린 신호등은 마치 실에 매달린 인형처럼 위태롭게 휘날립니다.

무릎까지 빗물이 차오른 도로에는 차량들이 침수돼 오도 가도 못 하는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졌고

각종 퇴적물에 막혀버린 배수로를 뚫는 급하게 이어졌지만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양식장에서도 강풍과 정전으로 인한 각종 피해가 보고됐습니다.

서귀포시 위미항에서는 지난달 태풍 쁘라삐룬에 이어 이번에도 91톤 정도의 시설물이 파도에 휩쓸려갔습니다.

제주가 태풍의 영향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피해조사가 시작되면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상취재 : 강명철·오일령·윤인수·김기만·고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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