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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F X 김동식] 얼굴 운동법 2편

D포럼, 김동식 작가 신작 단독 연재

[SDF X 김동식] 얼굴 운동법 2편
※ SBS 보도본부는 지식나눔 사회공헌 프로젝트인 "SBS D 포럼(SDF)"의 연중 프로젝트 중 하나로, 김동식 작가와의 단독 단편소설 연재를 진행합니다.

SDF2018의 올해 주제는 "새로운 상식-개인이 바꾸는 세상".김동식 작가 본인이 이 주제에 부합하는 인물인 동시에 작품을 통해서도 같은 주제를 고민해온만큼, SDF는 11월 1일 오프라인 포럼 전까지 SBS 사이트를 통해 작품 10편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방송에 나왔던 남녀가 한 달 만에 기적 같은 변화를 이룬 뒤에는, 얼굴 운동 센터에 자리가 없어서 빌딩 몇 층을 확장해야 할 정도였다. 방송에 나왔던 남녀는 어느새 얼굴 운동 트레이너가 되어 사내와 함께 일했다. 인터넷에서도 정밀한 운동법이 퍼지기 시작했고, 유튜버들도 앞다퉈서 운동을 퍼 날랐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까지, 순식간에 얼굴 운동법이 퍼졌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그 효과가 정말로 탁월했기 때문이다.

하루에 3시간씩 한 달만 운동해도 얼굴이 달라졌고, 반년 정도만 운동하면 누구나 호감형 외모를 가질 수 있었고, 1년을 꾸준히 하면 연예인급 외모의 소유자가 되었다. 다만, 얼굴로만 하는 운동이라고 해서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 운동할 때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건 당연하죠? 그리고 얼굴 운동할 땐 화장품 사용을 참아야 합니다. 화장품 그거 다 나중에 못생김으로 갑니다. "

" 복근 운동할 때 먹으면서 하는 것 봤어?! 러닝머신 뛰면서 일하는 것 봤어?! 얼굴 운동을 무시하지 마! 운동 중에는 손끝 하나 움직여선 안 되고, 오로지 얼굴 근육에만 집중해야 하는 운동이라고! 집중 안 하면 그게 그냥 웃기는 표정 짓는 거지 뭐야?! "

" 운동 시작 50분부터 못생김을 태우기 시작하니까 적어도 1시간은 해야 합니다! "

제자리에 서서 얼굴만 움직이는 건데도 거의 근력 운동 만큼의 피로도가 있었다.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면 얼굴 근육통으로 경련을 일으키는 이들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센터에서 권장하는 건 하루건너 하루씩 얼굴 운동을 하고, 중간에 낀 날에는 신체 운동을 병행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못생긴 얼굴로 살아왔던 이들은 피로도고 뭐고, 하루에 10시간씩도 운동에 투자했다. 그만큼 그들이 살면서 받아온 아픔이 컸다.

악착같은 이들을 필두로, 절세미녀미남들이 세상에 흘러넘치기 시작했다. 성형외과와 화장품 회사들이 줄줄이 망할 정도로 거리에 미인들이 가득했다. 얼굴 운동을 전파한 사내는 방송에서 외모지상주의의 종말을 선언했다.

[ 제 꿈은 그 누구도 외모로 욕먹지 않는 세상이었습니다. 껍데기가 아닌 내실로 평가받는 세상이었습니다. 그날이 드디어 왔습니다. 이제 더는 잘생겼다고 용서받지 못합니다. 더는 예쁘다고 얻어먹지 못합니다. 면접은 순수하게 실력으로 결정되고, 같은 값을 내면 똑같은 서비스를 받습니다. 외모로 인한 이득, 외모로 인한 손해, 이제는 이 세상에서 모두 끝났습니다. ]

사내는 이제 그 누구도 외모로 욕먹는 일은 없을 거로 생각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쉽게, 더 대놓고 말할 수 있었다.

" 너 얼굴이 그게 뭐냐? 얼굴 운동 좀 해라! 요즘 세상에 얼굴 못생긴 건 게으른 거야~! "

얼굴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들은 헷갈렸다. 내가 게으른거라고? 나는 원래 그대론데, 그럼 인간의 기본값은 게으른 건가? 그대들 말이 맞다면, 인간은 참 구제불능한 종이구나.


SDF
[김동식 작가의 다음 소설은 9월 5일 오전 11시 30분 업로드 됩니다.]

김동식 작가 연재 소설 모두 보기 → http://www.sdf.or.kr/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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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작가 소개 바로 가기 → http://www.sdf.or.kr/story/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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