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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어떻게 살았어" 어느새 노인이 된 자식들 보며 눈물

<앵커>

이산의 고통을 견뎌 온 가족들은 저마다 소설 한 권은 나올 만큼 기구한 사연들을 지니고 있을 텐데요. 전쟁통에 너댓살 아이들과 헤어져야 했던 어머니들은 이제 백발의 칠순이 된 자식들의 손을 잡고 또 한 번 애를 태웠습니다.

눈물로 얼룩진 상봉현장을 이세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백발의 어머니는 아들을 보자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이금섬 (92세) : 상철이 맞아? 상철이 맞니?]

피난길에 헤어졌던 네 살배기 아들, 갓난 딸만 업은 채 아들과 생이별했던 이금섬 할머니는 아흔둘이 된 지금까지 아들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이금섬 (92세) : 아이고 어떻게 살았어….]

앳된 얼굴로 기억에 남아 있던 아들은 이제 71살 노인이 됐습니다.

엄마 노릇 못 해준 죄책감에 이금섬 할머니는 아들 손을 놓지를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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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보랏빛 한복을 맞춰 입은 두 딸이 백발이 된 어머니 품에 고개를 파묻었습니다. 99살 어머니 한신자 할머니도 아무 말 못 하고 눈물만 흘립니다.

[한신자 (99세) : 이름을 김경자라고 지어줬는데 이름 고쳤나?]

두세 달이면 될 줄 알았던 피난길. 두 딸을 친척 집에 잠시 맡겨둔 게 이토록 긴 이별이 될 줄 몰랐습니다.

네댓 살이었던 두 딸은 70대의 노인이 됐고, 그동안 엄마 없이 어떻게 살았는지 어머니는 차마 물을 엄두가 안 납니다.

[한신자 (99세) : 눈물도 안 나온다. 눈물도 안 나와. 내가 피난 올 때….]

이산가족 고령화로 부모자식 간 상봉이 줄어들면서 상봉한 여든아홉 이산가족 가운데 북에 있는 자녀를 만난 경우는 일곱 가족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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