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12년 준비했어요"…이케아의 인도 상륙 전략은?

[취재파일] "12년 준비했어요"…이케아의 인도 상륙 전략은?
지난 9일 목요일 인도 남부에 있는 도시 하이데라바드에서는 대규모 행사가 열렸습니다. 유명 가수나 유명 배우 사인회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유명 정치인이 이 지역을 방문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가구 공룡'이라고도 불리는 스웨덴의 가구 유통업체인 이케아가 인도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인 하이데라바드 근처에 있는 하이텍 시티 상업지구에 인도 첫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주말도 아닌 주중에 매장을 정식 오픈했지만 매장 오픈 시간보다 두 시간 이른 오전 8시부터 시민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10시에 매장이 공식 오픈하면서 수백 명이 한꺼번에 출입구 쪽으로 몰리면서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지진 경고를 듣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려는 시민들 같아 보일 정도였습니다.

주차장 진입로는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추석 때 고향으로 가는 차량으로 몰린 국내 고속도로를 방불케 했습니다. 사진을 보면 가구 매장으로 가는 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시민들은 당국을 강하게 비난했지만 당국은 이케아 측이 충분한 주차 시설을 만들지 않아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이케아에는 650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매장 출입구 주위에 차량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지하 주차장 외에 야외 주차장을 별도로 만들었습니다. 이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이케아가 제공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매장으로 오는 방법이 제공됐습니다. 그러나 오픈 데이에 예상하지 못한 많은 차량이 몰렸습니다. 첫날에만 4만여 명의 방문객이 몰렸다는 언론보도까지 나왔습니다.

이케아는 49국에 403개 매장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에 오픈한 매장은 37,000㎡의 규모를 자랑합니다. 한국에 있는 매장보다는 약간 작지만 인도에서는 가장 큰 할인점입니다.

참고로 한국에 있는 이케아 광명점 규모는 57,100㎡, 고양점은 52,200㎡입니다.
인도 이케아
● "이케아, 인도의 미래를 보았다"

CNBC에 따르면 이케아는 인도에 이미 50억 달러를 인도에 투자했습니다. 인도 시장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입니다. 이케아는 현재 4만 5천 명의 직원을 갖고 있으며 내년 여름 전까지 뭄바이에 두번째 매장을 오픈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0년에는 남부 도시 방갈로르에 3호점을 연다는 플랜을 갖고 있습니다.

이케아의 가장 큰 고민은 제품 가격이라는 분석입니다. 인도 국민의 1인당 소득이 과거와 달리 늘기는 했지만 대다수가 빈곤층이어서 이케아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현지인의 소비에 맞게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많이 준비했다는 것이 이케아 인도 마케팅 책임자 스멜버그의 설명입니다. 다른 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 돈으로 3500원 이하의 제품을 1천 여가지 준비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인도 국민을 이해하기 위해 2년간 인도 가정을 방문조사까지 실시했습니다.

● 왜 이제?

그동안 인도 정부는 외국이 투자에 제한을 두었습니다. 국내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외국인 투자 제한이 풀리면서 이케아의 진출이 가능해졌습니다.

● 이곳은 다르다

인도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을 고려했습니다. 이케아는 지난 12년간 인도 시장을 연구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이 매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7천5백여 가지의 가구와 실내장식이 진열돼 있는데, 이 가운데 1천여 개 제품이 우리 돈으로 35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플라스틱 그릇 6개가 1600원 또 플라스틱 컵 6개가 1600원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다른 나라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저렴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반 제품과 함께 매우 저렴한 현지 생산 제품도 함께 진열하고 있어 소비층을 크게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인도 이케아
● 완제품에 익숙한 인도인

이케아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거의 모두 구입한 뒤 소비자가 직접 조립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큰 제품은 별도의 비용을 받고 집에까지 배달해 줍니다. 해외에서는 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큰 가구를 끈으로 차에 묶어 집에까지 가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인도인은 이런 문화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케아는 인도 벤처회사인, '어번 클랩'과 협력 관계를 맺고 가구를 배달해주고 조립까지 해주고 있습니다. 조립은 90분 안에 해준다고 광고까지 해주고 있습니다.

이케아의 목표는 오는 2025년까지 인도 전국에 25개의 매장을 오픈해 연간 7백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한다는 큰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