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여 아플까' 애지중지…긴꼬리딱새의 육아일기

조재근 기자 jkcho@sbs.co.kr

작성 2018.08.20 07:49 수정 2018.08.20 08:5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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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기 몸보다 3배 가까이 긴 꼬리를 가지고 있어서 '긴꼬리딱새'라 불리는 새가 있습니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멸종위기종인데 새끼들을 지극 정성으로 키웁니다.

그 세세한 장면이 포착돼서 조재근 기자가 소개해 드립니다.

<기자>

강원도 양양의 우거진 숲속. 가는 나뭇가지 위 둥지에서 작은 새 한 마리가 알을 품고 있습니다.

푸른 눈에 푸른 부리, 자기 몸의 3배나 되는 긴 꼬리를 가진 긴꼬리딱새 수컷입니다.

암수가 교대로 알을 품은 지 2주 만에 새끼 4마리가 태어났습니다.

먹이를 물어다 새끼들에게 먹이고 배설물을 입으로 받아 둥지 밖 먼 곳에 내다 버리느라 부부는 쉴 틈이 없습니다.

비 오는 날이면 암컷은 새끼들 체온이 떨어질까 봐 꼼짝하지 않고 새끼들을 품고 있고, 수컷은 그런 암컷을 위해 먹이를 물어다 줄 만큼 금슬도 좋습니다.

[황하국/멸종위기야생동식물보호협회 양양 지회장 : 수컷이 먹이를 잡아다가 둥지를 지키고 있는 암컷한테 먹여주는 장면이 있었거든요. 참 보기 좋은 장면이었습니다.]

긴꼬리딱새는 동남아에서 겨울을 보내고 우리나라에서 여름을 보내는 철새입니다.

과거엔 주로 제주와 남부지방에서 번식했지만 최근에는 중부지방에서도 관찰되고 있습니다.

[박헌우/춘천교육대학 교수 : 한 10년 전부터 중부지역까지 번식 장소가 발견되고요.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강원도 지역에서도 번식하는 개체들이 흔하게 발견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라고 봐야겠죠.]

긴꼬리딱새 부부의 지극한 사랑 속에 무럭무럭 자라난 새끼들은 부화한 지 열흘 만에 무사히 둥지를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