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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 1점 발견"…'그것이 알고 싶다', 故 허은정 살인사건 범인 잡히나

SBS뉴스

작성 2018.08.19 02:12 수정 2018.08.20 18:1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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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10년 전 발생한 허은정 양 납치 살인사건의 미스터리를 추적했다.

18일 밤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는 '빨간 대문집의 비극- 故 허은정 양 납치 살인사건'이란 부제로 10년 전 발생한 허은정 양 납치 살인사건을 재구성하고, 가족과 주변인들의 증언과 사건 기록과 전문가 분석을 바탕으로 남겨진 미스터리를 파헤쳤다.

2008년 5월 30일 새벽 4시 10분경, 대구 달성군의 어느 빨간 대문 집에 비극이 찾아왔다. 신원미상의 괴한이 침입해 할아버지 허 씨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했고, 그 소리를 듣고 옆방에서 달려온 손녀 허은정 양을 납치해 사라졌다. 그리고 13일 뒤 인근 야산에서 심하게 부패한 시신으로 허 양이 발견됐다. 두개골은 흉기에 가격 당한 듯 심하게 함몰되었고, 머리부터 턱까지 이어지는 골절로 뼈는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사망 당시 허 양은 초등학교 6학년에 불과했다. 저항할 수조차 없는 상태에서 누가, 왜 이토록 잔혹하게 살해했을까. 당시 경찰은 은정 양의 주변 인물을 중심으로 인근 마을 주민 등 무려 백여 명을 조사했지만 범인 검거에 실패했고, 결국 이 사건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미제로 남았다.

족적, 지문, 유전자 등 범인에 대한 뚜렷한 과학적 증거도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이 유일하게 기대했던 것은 바로 범인을 목격한 할아버지 허 씨의 기억이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허 씨는 범인에 대해 의문의 진술을 하고 이를 번복했다. 허 씨는 사건 직후엔 은정 양을 데려간 범인이 아는 사람인 것처럼, 아무 일이 아니라는 식으로 말했다가, 후에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침묵했다. 폭행의 후유증으로 머리에 문제가 생겨 진술이 바뀐 것인가 했지만, 당시 주치의는 허씨의 지각 능력과 인지능력엔 문제가 없었다고 기억했다. 허씨는 손녀가 시체로 발견되고 식음을 전폐하다가, 사건 발생 84일 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지만, 당시 사건을 기억하는 한 사람이 더 있었다. 죽은 할아버지와 허 양 외에, 옆방 이불속에 숨어 있던 허 양의 여동생 수정(가명) 양이다.

지난 10년간 계속 무서웠다는 수정 양은 "10년이라는 압박감도 있었고, 제가 성인도 됐고 하니까 무조건 범인을 찾아야 막혀있던 게 풀릴 거 같다"며 지금이라도 범인을 잡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수정 양은 지난 10년간 언니 사건에 대한 작은 단서라도 찾기 위해 거의 모든 기억을 메모해 놓은 것을 제작진에게 보여줬다. 수정 양이 기록한 내용 중에는 당시 범인과 언니의 대화가 있었다. "아저씨 왜 이러세요"라는 은정 양의 말에 "까불지 마라", "가만히 있어라"는 범인의 목소리였다.

전문가들은 이 집에 누가 살고, 집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범인일 거라고 추정했다. 범인이 새벽시간에 곧장 할아버지 방으로 향했기 때문. 처음부터 범인이 할아버지에게 분풀이를 할 생각으로 빨간대문 집에 들어갔다고 여겼다.

폭행의 방식을 봤을 땐, 범인이 한 사람이 아닌 두 사람일 수도 있다고 추정됐다. 할아버지는 맨주먹으로 때렸고, 허 양은 도구로 머리를 가격했다. 다른 범행도구를 봤을 때, 두 사람이 범행을 했다는 게 더 설득력이 있었다. 전문가는 새벽시간에 몰래 침입한 건 누군가에게 발각되지 않고 신고 못하게 하겠다는 의도였을텐데, 목격자인 손녀가 범인의 신분을 알 경우에는 손녀를 그냥 둘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범인이 충동적이고 공격성이 강하고 폭력전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당시 경찰은 여러 사람을 용의선상에 두고 조사했다. 빨간대문 집 근처의 식당에서 살던 폭력전과 1범의 정씨, 사건 직전 빨간대문 집을 들여다보던 남자를 봤다는 목격자 진술로 만든 몽타주, 그 몽타주 속 스포츠형 범인의 얼굴과 닮은 생선장수 최씨 등을 수사했지만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

지금까지도 의아한 부분은, 사건 당시 할아버지의 오락가락하던 진술이다. 할아버지 허씨는 처음엔 아는 사람이 손녀 데려갔으니 걱정하지 말고 경찰은 관여하지 말라는 식으로 진술했다. 그다음엔 진술을 번복하고 기억이 안 난다며 입을 다물었다. 살아남은 수정 양도 "당시 할아버지가 범인을 숨겼던 거 같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허씨의 친척은 은정 양이 시신으로 발견되기 전, 그냥 납치사건으로 여겨질 당시에 허씨가 "그 여자에게 가서 사과하면 손녀를 돌려줄 거다"라고 말했다고 기억했다. 여기서 '그 여자'는 또 누구인지 궁금증이 생기는 부분이다.

제작진은 '그 여자'를 추적했다. 당시 할아버지가 식당을 운영하는 여인 박사장과 친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그 박사장은 10년전 마을을 홀연히 떠났다.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박사장과 연락이 닿았지만, 박사장은 이 일과 관련이 없다며 화를 내고 억울해 했다.

사건을 종합해보면, 할아버지 허씨에게 원한이 있었을 '그 여자'는, 시장에서 일하는 스포츠형 머리의 누군가에게 할아버지를 혼내달라 말하고, 시체를 산속에 유기할 정도로 마을 지리 잘 아는 그 사람은 폭력전과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언니를 죽인 범인을 잡고 싶어 하는 수정 양은 힘들게 최면수사에 응했다. 하지만 "미안해요. 내가 너무 어려서 미안해요. 내가 언니 대신 할아버지 방에 가지 못해 미안해요"라고 오열하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했다. 수정 양의 최면수사는 마지막 결정적인 빗장을 열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이 알고 싶다'는 마지막 결정적인 단서 하나를 말미에 공개했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범인을 잡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유전자 분석과의 관계자는 "피해자의 신체에서 피해자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모발 1점이 유전자 분석을 통해 확인되었다"며 "검출된 유전자형이 개인 식별력이 상당히 낮기는 하다. 그렇지만 저희가 확보한 어떤 유전자형과 경찰의 수사를 통해 이 사람이 범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어떤 결과 값들이 더해진다면 해결되지 않은 이 사건도 범인을 잡을 수 있는 어떤 근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범인 검거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

(SBS funE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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