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에이즈를 일으킬 수도 있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혈액 검사도 하지 않고 수술한 국립대병원 소식이 있었죠. 그런데 그 병원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수술실에서 반드시 의사가 해야 할 일을 간호사들이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G1 김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강원대학교병원에서 진행된 정형외과 수술 장면입니다. 한 간호사가 환자의 수술 부위를 직접 봉합하고 있습니다.
수술실에 있어야 할 집도의는 보이지 않습니다.
봉합은 잘못되면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는 민감한 의료 행위이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가 해야 하지만, 간호사가 대신하고 있는 겁니다.
병원 측은 이 같은 의료 행위를 이른바 PA간호사들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수술실 간호사 : 간호사 학교 다닐 때 배우지 않았던 거를 다 하고 있단 말이에요. 봉합법, 이런 것도 배운 적이 없는데 PA(수술보조간호사)들은 다 일을 하고 있어요. ]
해당 병원 간호사들은 의사들이 해야 하는 수술 기록지 작성도 PA간호사가 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수술실 간호사 : 새로운 PA간호사가 입사를 하게 되면, 그 간호사를 앉혀놓고 해당 과 교수마다 쓰는 스타일이 다르니까, 스타일에 맞춰서 트레이닝을 시키더라고요.]
수술 기록지는 재수술이나 향후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료인데 이 역시 간호사가 해서는 안 됩니다.
PA간호사 제도는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수년간 별도의 교육을 받아야 자격을 얻을 수 있습니다.
PA간호사들은 해당 병원에서 의사의 업무를 일부 맡아 진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현행법상 PA간호사라는 직종은 어디에도 규정돼 있지 않습니다.
강원대학교병원 측은 인력 부족으로 생긴 불가피한 일이라며 다른 병원에서도 PA간호사들이 근무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