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법원행정처장 불러 '강제징용 선고' 연기 요구"

김기태 기자 KKT@sbs.co.kr

작성 2018.08.14 20:46 수정 2018.08.14 22:3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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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은 석방된 지 8일 만에 다시 검찰에 나온 김기춘 전 비서실장 소식입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외국에 파견 나가는 법관을 늘리는 대가로 대법원이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들 재판을 일부러 미뤘다는 의혹 저희가 전해드렸었는데 검찰은 당시 김기춘 비서실장이 공관에서 법원행정처장을 만나 강제징용 재판에 관해 논의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오늘(14일) 김 전 실장을 부른 건데, 먼저 조사 내용 김기태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2013년 말 어느 휴일 오전,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은 법원행정처장이던 차한성 대법관을 서울 삼청동의 비서실장 공관으로 불렀습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고등법원의 판결이 난 뒤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실장은 고등법원에서 대법원으로 올라간 사건의 판결 선고를 미루거나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로 넘겨 판결을 뒤집어 달라는 취지로 차 처장에게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검찰은 이런 정황이 담긴 문건을 최근 외교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확보한 문건에 김 전 실장이 부인하기 힘들 정도로 회동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회동에는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도 동석했는데 검찰은 양승태 사법부가 강제징용 소송에 대한 청와대 요구에 응해주면서 법관 재외공관 파견 문제를 해결하려 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이듬해 2월 주 유엔대표부 등에 법관들을 파견했습니다.

김 전 비서실장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구속됐다 석방된 지 8일 만에 다시 검찰에 소환됐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김선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