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감독은 2013년 '미스터 고'(2013)로 흥행의 쓴 잔은 마신 김용화 감독을 옆에서 지켜보며 차기작 출연을 결심했다. '국가대표'(2009)로 800만 흥행을 이룬 바 있는 최고 콤비의 재결합이었다.
1,2편 동시 촬영에 제작비 400억 대작의 시작은 김용화, 하정우의 조합으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하정우는 장장 11개월이라는 시간을 '신과함께' 2부작의 촬영에 쏟았다. 저승 삼차사의 리더 강림 역을 맡아 영화의 대들보같은 역할을 했다.
하정우는 "허공에 대고 칼질하고, 실체없는 누군가에게 쫓기는 연기를 하는 것이 처음에는 잘 적응되지 않았다"는 말로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다른 적응력으로 현장에 녹아들었고, 강림이라는 캐릭터에 빠져들었다. 1,2편이 모두 공개된 지금 하정우가 연기한 강림의 스펙트럼에 또 한 번 놀랐다. 특히 2편에서 보여준 강림의 드라마틱한 전사는 그의 노련한 연기력이 더해져 관객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었다.
도전과 모험으로 점철된 '신과함께' 시리즈는 하정우에게도 값진 열매를 남겼다. 2부작의 성공은 충무로 최연소 1억 배우 타이틀 획득을 앞당겼다. 이는 송강호, 황정민, 오달수에 이은 네번째이며, 주연 배우로 세 편의 천만 영화를 만든 것은 송강호를 잇는 두번째 기록이다.
하정우의 첫번째 천만 영화였던 '암살'(2015)때까지 그가 모은 누적 관객 수는 6,007만 명이었다. 이후 '아가씨'로 428만, '터널'로 712만, '신과함께-죄와 벌'로 1,441만, '1987'로 723만 명을 모았으며, '신과함께-인과 연'의 천만 흥행으로 누적 관객 수 1억 명 돌파에 성공했다.
'인과 연'이라는 '신과함께2'의 부제처럼 사람과 인연을 믿고 김용화 감독과 주지훈, 이정재, 김향기, 김동욱 등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간 값진 시간은 의미있는 결과로 이어졌다.
하정우는 자신이 이룬 성과를 운이나 복으로 돌리는 겸손함을 보였지만, 이는 명백히 '땀'과 '노력'의 산물이다.
(SBS funE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