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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 쌍천만①] 김용화, '최초의 감독'되다…"관객의 힘"

['신과함께' 쌍천만①] 김용화, '최초의 감독'되다…"관객의 힘"
"'신과함께'의 적은 '신과함께'였습니다. 기대치와의 싸움이었던 것 같아요. 1편을 만들고 나서 2편을 만든 게 아니기 때문에 되돌 수 없는 과정이었거든요. 무엇보다 이 영화는 1,2부가 함께 해야 완결되는 구조라 2편의 완성과 개봉이 정말 중요했습니다."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이하 '신과함께2')가 대망의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투자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신과함께2'는 14일 오후 14시 34분 1,000만 2,508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했다. 지난 1일 개봉해 14일 만에 거둔 기록이다.

지난해 12월 22일 개봉한 1편 '신과함께-죄와 벌'의 1,441만 관객 동원에 이은 시리즈 연속 천만 돌파 영화다. 한국 영화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더불어 김용화도 최초의 시리즈 영화 쌍천만 감독이 됐다.  

'신과함께2'는 개봉 첫날부터 기록 행진을 시작했다. 첫날 전국 12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역대 오프닝 신기록을 세웠고, 개봉 4일차인 토요일에는 전국 14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역대 최다 일일 관객 신기록을 세웠다. 뿐만 아니라 개봉 후 5일 연속 일일 관객 백 만 명을 돌파하며 개봉 4일만에 500만, 8일만에 9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최단 흥행 레이스를 펼쳤다. 2편의 천만 돌파 속도는 1편의 16일보다 이틀 빠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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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놀라운 흥행의 일등 공신은 단연 영화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이다. 2003년 영화 '오! 브라더스'로 데뷔한 김용화 감독은 '미녀는 괴로워'(2006), '국가대표'(2009)까지 3연속 흥행을 기록하며 한국 최고의 흥행 감독으로 자리매김 했다.

그러나 전작 '미스터 고'(2013)가 제작비 220억을 투입하고도 132만 관객을 모으는데 그치며 흥행의 쓴 맛을 봤다. 하지만 쓰러지지 않았다. '미스터 고'를 만들며 세운 VFX(시각적 특수효과)기업 '덱스터 스튜디오'를 발판으로 판타지 블록버스터 '신과함께' 2부작 제작에 나섰다.

'신과함께'는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저승 삼차사의 활약을 그린 판타지 블록버스터였다.

한국 영화의 불모지 장르인 판타지물을 토종 VFX 기술로 완성시키겠다는 도전 의식을 가지고 시작한 영화였다. 1,2편 통틀어 제작비 400억, 동시 촬영이라는 모험적 시도를 감행했다. 영화계에서는 "미친 짓"이라는 눈초리였다. 편당 200억의 제작비가 들어가는 시리즈 영화를 전편의 스코어도 확인하지 않고 동시에 만드는 것은 유래가 없었을 뿐더러 실패 가능성도 높은 도전이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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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정에 김용화 감독의 오랜 절친인 배우 하정우, 이정재가 선뜻 나섰고 차태현, 주지훈, 김동욱, 김향기 등의 일급 배우들이 합류했다.

영화는 2016년 5월 크랭크인해 2017년 4월에서야 마무리 됐다. 1,2편 통틀어 11개월에 가까운 시간이 걸린 대장정이었다. 상업영화 한 편을 촬영하는데 평균 3~4개월이 소요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두 편을 찍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 셈이다. 더욱이 각기 다른 영화를 찍는 것이 아니라 2부작을 한 번에 촬영화는 유례가 없는 스케줄이었다. 언뜻 보기에 연결된 이야기를 찍는 것이 더 쉬워보일 수 있지만 1편과 2편의 이야기도 다르고 전략도 다른 만큼 녹록지 않은 여정이었다.

김용화 감독은 시리즈 최초의 쌍천만 흥행의 공을 배우들에게 돌렸다. 김 감독은 "촬영하면서 배우들에게 많이 의지했다"면서 "다른 영화는 연출에 대한 계산이 잘 서서 디렉션을 할 수 있지만 이 영화는 1,2부를 동시에 찍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그래서 배우들에게 시나리오 1,2부 전체를 많이 읽고 와라고 부탁했다."고 운을 뗐다. 

특히 "극을 이끈 하정우는 1,2부 다른 감정선으로 연기를 해야해서 쉽지 않았을 텐데 너무 잘해줬다. 이정재, 주지훈, 김동욱, 차태현 역시 제 몫을 다 잘해줬다. 김향기는 막내라고는 하지만 연기의 선수였다. 제가 배우들에게 의지를 많이 한 현장이었다. 오케이 컷이 나와도 편집때 선택 폭을 넓히려고 3~4테이크씩 더 찍었는데 배우들이 지지치 않고 잘 따라와줬다"고 거듭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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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이 이야기의 시작점으로서 세계관 구축과 캐릭터 소개에 집중했다면 2편은 저승 삼차사의 과거를 통해 각 캐릭터의 역사와 성격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줬다. 이를 통해 '인과 연'이라는 주제의식을 부각했다. '신과함께-죄와 벌'이 시리즈의 입문 편이었다면, '신과함께-인과 연'은 심화 편인 셈이다.

2편의 메시지는 용서와 화해였다. 김용화 감독은 "원작 웹툰을 읽을 때부터 신화편의 해원맥과 덕춘의 이야기에서 엄청난 영감을 받았다. 이 감정이 '신과함께'를 규정해줄 수 있는 감정이었으면 했다. 시나리오의 바이블은 처음과 끝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나는 엔딩을 정해놓고 그게 말이 되게끔 만들어나가는 식으로 대본을 쓴다. 1부가 영화적으로는 조금 거칠고 구불구불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2부는 그걸 상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2부의 끝이 2부작의 끝이라는 전략이 있었다"고 밝혔다.

'인과 연'은 VFX 기술 역시 한층 진화된 모습을 보였다. 일곱 지옥의 보다 섬세한 구현은 물론이고 호랑이, 늑대 등의 동물 크리쳐의 수준이 놀랍게 향상됐다. 여기에 생각지 않았던 랩터, 모사사우루스 등 공룡 크리쳐가 등장해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이 흐름에서 덱스터 스튜디오의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김용화 감독은 "VFX에 있어서는 진종현 슈퍼바이저가 너무 고생했고 잘해줬다. 2편에서는 방향 지시만 하고 1편에 비해 각 영역 담당자들의 자율성을 더 높여졌다. 2부의 편집기사 2명이 모두 여성인데 굉장히 유능하다. 그들이 너무 잘해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또 한번 공을 돌렸다.

"호랑이와 랩터(공룡)의 등장은 '우리가 안해서 못한거지 못해서 안한게 아니야'라는 의도도 있기는 했다. 영화라는 건 여러가지 매력이 있어야 한다. 큰 극장에 와서 관객에게 체험을 시켜준다는 측면에서 시각적 요소를 간과해서 안된다고 생각한다. 드라마야 TV가 워낙 잘하니까. 영화가 시각적 체험의 요소 측면에서 실사와 맞먹는 크리쳐가 나와서 큰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 공룡이 좀 튄다고 생각하실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엔터테이닝 하고 싶었다. 관객에게 서비스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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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2'는 1편과 달리 한국 영화 최초로 전세계 IMAX관에서 개봉을 하기도 했다. IMAX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 아닌 DMR 컨버팅을 통한 상영이었다. 

김용화 감독은 "아이맥스 상영 요청이 와서 뒤늦게 작업을 했다"며 "우리 영화가 아시아의 킬러 컨텐츠 영화로 인정을 받고 있어서 전체를 찍는 건 힘들다해도 일부 아이맥스 카메라 쓰는 것도 조심스럽게 논의 중이다. 만약 다음 시리즈가 나온다면 반드시 극장에 와서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를 느낄 수 있게끔 기술적 업그레이드도 고려할 예정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용화 감독은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세계관에 대해 "데뷔작 '오! 브라더스' 때부터 똑같다. 나는 세상이 즐거움보다는 고통, 희망보다는 좌절, 승리보다는 패배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통해 사람들을 위로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누구나 모험하는 것을 즐기진 않는다. 나도 그런 편이었는데 '신과함께' 여정을 통해서 많이 배웠고 얻은 게 많다. 이 시리즈의 경험을 통해 통해 앞으로도 도전적인 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모든 게 관객 덕분이다"라고 환하게 웃어보였다. 
          

(SBS funE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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