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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말라위의 '희망'…한국인이 만든 흑인밴드 첫 음반 내

아프리카 말라위의 '희망'…한국인이 만든 흑인밴드 첫 음반 내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말라위에서 한국인 성악가가 설립한 흑인 음악 밴드가 첫 음반을 내놓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13일(현지시간) 말라위를 겸임하는 주짐바브웨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말라위의 음악 밴드 '루수빌로'가 지난 4∼12일 말라위 수도 릴롱궤와 카롱가, 음주주 등에서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한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말라위 현지어로 '희망'을 뜻하는 이 밴드는 김청자(74)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2010년 설립했습니다.

루수빌로 밴드가 음악 CD를 내놓기는 8년 만에 처음입니다.

앨범에는 말라위 북부 카롱가 지역의 전통문화와 재즈를 결합한 12곡이 수록됐습니다.

루수빌로는 이번 앨범 발매를 계기로 말라위를 대표하는 음악 밴드로 확실히 자리 잡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루수빌로는 2014년에는 말라위 음악협회가 주는 밴드부문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또 올해 초 동계올림픽이 열린 평창에서 아트드림캠프 공연 등 문화교류 행사에 활발하게 참가하고 있습니다.

밴드 멤버는 18∼28세의 음악에 재능이 있는 젊은이 10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말라위 현지언론 '니와사타임스'도 이달 초 루수빌로의 앨범 발매와 콘서트 소식을 소개하며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밴드 관계자는 니와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새 앨범은 사람들이 말라위 전통을 사랑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루수빌로의 성장에는 말라위에서 8년 동안 살아온 김청자 전 교수의 땀과 열정이 담겨있습니다.

김 전 교수는 2010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정년퇴임을 한 뒤 말라위 북부 카롱가로 이주해 말라위 음악센터를 세우고 청소년 교육에 혼신의 힘을 쏟았습니다.

젊은 시절 독일에서 성악을 공부한 김 전 교수는 1970년대 한국인 최초로 유럽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유명한 메조소프라노였습니다.

교수직에서 은퇴한 뒤 한국에서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지만, 질병과 가난 등으로 척박한 아프리카에 희망을 심어주려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셈입니다.

특히 김 전 교수가 거주하는 카롱가는 말라위 수도 릴롱궤에서 차로 8시간 정도 가야 하는 열악한 곳입니다.

김 전 교수는 루수빌로 밴드가 첫 음반을 발표한 데 대해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는 "지난 8년 동안 카롱가라는 작은 도시에서 환경이 어려워 공부할 수 없었던 청소년들에게 무상으로 음악을 가르쳤다"며 "그동안 많은 열매가 맺어진 것에 감격하며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첫 CD 발매는 루수빌로 밴드가 말라위 전국에서 높은 음악 수준을 인정받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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