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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도 찜통 속 15명 '다닥다닥'…인권 사라진 교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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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1.8미터, 세로 1.8미터. 지금 보시는 이 공간은 3.3제곱미터, 그러니까 한 평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안양교도소에서는 이 좁은 공간에 평균 2명 정도가 지내고 있습니다. 매년 여름이면 좁은 수용실은 그야말로 찜통이 되는데 올여름은 유난히 힘겹다고 합니다.

죗값을 치르고 있는 재소자들이긴 하지만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이현정 기자가 직접 교도소 안을 들어가 봤습니다.

<기자>

형이 확정된 재소자들이 지내는 안양교도소입니다. 지어진 지 55년 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교도소입니다.

낙후한 시설 그대로다 보니 24제곱미터 넓이 수용실에 15명이 모여 생활합니다. 평으로 계산하면 2명이 1평가량 쓰는 셈입니다.

선풍기 2대가 열심히 돌아가지만 폭염에 달궈진 방안의 열기를 식히기엔 역부족입니다.

복도 바닥에 물을 뿌리고 얼음물도 나눠주지만 좁은 방안에 옆 사람이 뿜어내는 체온까지 더해져 견디기 힘듭니다.

"여름 징역살이는 옆 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신영복 선생의 글 그대로입니다.

오후 3시, 바깥 기온이 36도까지 오르자 수용실 안도 35도까지 올라갑니다. 직사광선만 없을 뿐 야외나 다름없습니다.

[차재성/안양교도소 총무과장 : 개인별로 얼음 생수를 지급하여 한낮 더위에 체온을 낮출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냉방 시설이 설치된 교회당에서 영화 상영을 통해 잠시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더위도 더위지만 교정시설 과밀화가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재소자들이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 받기 위한 기본적 공간이 제공되지 않았다며 낸 소송에서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헌법재판소와 국가인권위원회도 과밀 해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잇따라 결정했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새로 교정시설을 지을 장소 찾기부터 어려운 실정입니다.

낡고 비좁은 교정시설을 개선하지 않는 한 재난 수준의 폭염 상황에서 재소자의 최소한의 인권은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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