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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승강기 업체 '매출 강요 갑질'에…멀쩡한 부품 교체

<앵커>

보신 것처럼 승강기 유지보수업체는 중고부품을 새 것인 양 속여 끼우기도 하고 또 멀쩡한 부품을 바꿔 바가지를 씌우기도 합니다. 그 이면에는 대형 승강기 제조사들의 오랜 갑질 관행이 있습니다.

이어서 노동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승강기 고장신고가 접수되면 단순 오류라 전원만 껐다 켜도 되는데도 부품을 통째로 갈아 끼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승강기 유지보수 업체 직원 : (고장 나도) 이 인버터가 통째로 다 고장 나는 건 아니에요. 근데 오류 경고가 떴다고 여기 인버터를 통째로 바꿔요. 이게 단가가 5~6백만 원입니다.]

여기서 떼어 낸 멀쩡한 부품은 중고시장으로 유통되기도 합니다.

업자들 사이의 통화 내용입니다.

[승강기 유지보수업자 사이 통화 : (아이고... 너희, 열심히 힘들게 현장 가서 사기 쳐서 부품 판매해서 승강기 제조사만 배를 불려주는 구만.) 아니지. 우리는 이제 그놈을 쌩쌩한 거를 다른 데에 중고로 팔지 또.]

이런 얌체 짓은 대형 승강기 제조사와의 '공동 도급' 관계에서 비롯됩니다.

대형 승강기 제조업체는 아파트나 상가에 승강기를 납품하면서 보통 설치뿐 아니라 유지보수 계약도 하는데, 이때 중소 유지보수 업체 2~3곳을 끼는 공동 도급 계약을 맺습니다.

한 대형 승강기업체의 내부 문건입니다.

유지보수 협력 업체들에게'부품 판매'와 '수리 공사'의 매출목표를 할당하고 달성률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는 유지보수업체들은 엉터리 정비를 하거나 중고 부품까지 쓰는 비양심적인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승강기 유지보수 업체 직원 : (제조사에서 사면) 100만 원에 가져와야 하는데 (중고로는) 한 60~70만 원에 가져올 수가 있어요. 그러면 그걸 사서 판매하면 나머지 차액이 생기잖아요.]

시장 점유율 1, 2위인 현대엘리베이터와 티센크루프의 경우 전체 유지보수 계약의 75%가 공동 도급입니다.

행정안전부는 업계에 만연한 공동도급 계약이 승강기 안전을 위협한다고 보고 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공동 도급을 30% 선으로 제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경, 영상편집 : 이승진, CG : 서승현·최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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