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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전 외무장관 발언에 영국서 부르카 논란 지속

존슨 전 외무장관 발언에 영국서 부르카 논란 지속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이 이슬람 전통복장인 부르카(머리에서 발목까지 덮어쓰는 통옷 형태)를 입은 여성을 '은행강도', '우체통'과 같은 단어로 묘사한 이후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 뉴스가 전국 1천649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문자메시지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6명인 60%는 존슨 전 장관의 발언이 인종차별적이지는 않다고 응답했습니다.

3명 중 1명인 33%는 해당 발언이 인종차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존슨 전 장관은 일간 텔레그래프 기고문에서 영국이 덴마크처럼 이슬람 전통복장을 포함해 얼굴을 가리는 복장을 금지하는 데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도, 부르카를 입은 여성의 모습을 '은행강도', '우체통'과 같은 단어를 쓰며묘사해 논란을 불렀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45%는 존슨 전 장관이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48%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밝혀 찬반의견이 팽팽했습니다.

세대별로도 반응이 엇갈렸습니다.

18∼34세 응답자 중 58%는 그가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55세 이상에서는 반대로 58%가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60%는 부르카와 같이 얼굴을 가리는 복장을 공공장소에서 규제하는 법안을 제정하는 데 대해 찬성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대한다는 의견은 26%에 불과했습니다.

일반 여론과 달리 보수당은 존슨 전 장관의 발언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BBC 방송에 따르면 도미닉 그리브 보수당 의원은 이날 만약 존슨 전 장관이 보수당 대표가 될 경우 당을 탈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존슨의 발언이 증오 범죄의 증가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존슨은 그러나 보수당 지도부의 사과 권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부르카 자체가 "매우 억압적"이며 "여성들에게 얼굴을 가릴 것을 요구하는 것은 기괴하며 약자를 괴롭히는 행위"라고 한 그의 발언에 대해서도 반박이 나오고 있습니다.

7명의 자녀를 두고 20년 동안 부르카를 입고 있다는 타이하 누르라는 여성은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부르카를 입기로 한 것은 100% 나 자신의 결정"이라며 "존슨 전 장관의 발언은 무지에서 비롯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요즘 영국에서 부르카를 입고 있는 여성의 대부분은 여기서 태어나서 대학교육까지 받은 이들로 자신이 원하는 것과 하는 행동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면서 "(부르카 복장에 대한) 아무런 압박이 없다. 부르카를 입는 것이 남편이나 아버지가 원하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여성은 자신의 네 딸은 모두 부르카를 입지 않으며, 이를 자신이 강요할 생각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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