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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찾은 김동연 "일자리 20만 개 넘으면 광화문서 춤추겠다"

삼성 찾은 김동연 "일자리 20만 개 넘으면 광화문서 춤추겠다"
작년 6월 취임 후 처음으로 6일 삼성전자를 찾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일정은 이재용 부회장의 환대로 시작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5분쯤부터 정문 앞에 나와 김 부총리의 도착을 기다렸습니다.

수 분 뒤 김 부총리가 차에서 내리자 이 부회장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을 인도 뉴델리에서 만났을 때와 같이 허리를 90도로 꺾어 인사했습니다.

이 부회장의 환대를 받은 김 부총리는 방명록에 "우리 경제발전의 초석 역할을 하며 앞으로 더 큰 발전 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이 부회장은 한 발자국 뒤에서 이를 지켜봤습니다.

'혁신!, 성장!'이라는 구호로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한 후 김 부총리는 이 부회장의 안내로 반도체 제조 설비를 함께 견학했습니다.

김 부총리는 "방진복을 입고 처음 공개한다는 550m 길이의 스마트공장을 봤다"며 "내가 봤던 그 어떤 공장보다도 더 빅데이터를 잘 활용한 스마트공장이었다"고 평했습니다.

반도체 제조 설비로 이동할 때 김 부총리는 "올 때 폭우가 쏟아졌는데 빗길을 뚫고 왔더니 갰다"고 밝히자 이 부회장은 "좋은 징조"라고 덕담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견학을 마친 두 사람은 정부와 삼성전자 측 관계자와 함께 모여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정책 방향과 삼성 측의 계획을 논의했습니다.

바이오 규제 완화 요청을 포함한 삼성 측의 애로사항도 이 자리에서 나왔습니다.

간담회 후 두 사람은 점심을 함께 했습니다.

장소는 별실이 아닌 삼성전자 구내식당이었습니다.

역시 이 모습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 측에 따르면 두 사람은 식판을 들고 직접 배식을 받아 식사했고, 마침 점심시간이었던 직원들은 이 광경을 보고 몰려들어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악수라도 하시죠"라고 권했고, 두 사람은 즉석에서 직원 수십 명과 악수를 했습니다.

식사 뒤에도 두 사람은 식판을 직접 들고 퇴식구로 향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김 부총리가 총장으로 있었던 아주대 출신 삼성전자 직원이 김 부총리의 저서 '있는 자리 흩트리기'를 들고 와서 사인을 받기도 했습니다.

김 부총리와 이 부회장은 이날 회동을 기념해 선물도 주고받았습니다.

이 부회장은 김 부총리에게 회동 전 찍은 단체 사진을 즉석에서 인화해 액자에 넣어 선물했습니다.

김 부총리는 이 부회장에게 저서 '있는 자리 흩트리기'와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단편선 등 책 두 권을 건넸습니다.

김 부총리는 "창업 회장인 이병철 회장의 자서전인 '호암자전'을 봤는데 톨스토이의 책을 읽었던 덕에 노비 30여명을 해방해준 일을 사업하기 전에 한 가장 보람 있던 일이라고 적었다"며 "그런 구절이 있어 톨스토이 단편과 제가 부총리가 되기 전에 쓴 책을 선물로 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김 부총리는 이 부회장의 배웅을 받고 로비에서 헤어졌습니다.

기자들과 만나 미래 대비, 상생협력, 국내외 투자자 신뢰 제고 등 세 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부총리는 일자리 창출이나 투자는 어디까지나 기업 고유의 판단문제라고 강조하면서 "일자리가 20만개 이상 나오면 광화문광장에서 춤이라도 추겠다. 삼성전자가 결정해 발표할 것으로 본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30분 넘게 이어진 기자간담회 후 김 부총리가 떠날 즈음에 이 부회장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부회장은 김 부총리의 차량이 떠나갈 때까지 도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고개를 깊게 숙이며 배웅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김 부총리와 근접거리에서 나눈 대화를 제외하고는 언론에 목소리를 전혀 내지 않았습니다.

이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부총리의 방문이 압박으로 느껴지지 않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다만 이 부회장은 "삼성만이 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 창출을 열심히 해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김 부총리에게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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