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 가능물질 기준 초과' 고혈압 약 59개 추가 판매중지

중국산 고혈압치료제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에서 발암 가능 물질이 검출된 데 이어 중국 원료를 들여와 국내에서 제조한 발사르탄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발암 가능 물질이 발견됐습니다.

이 발사르탄을 사용한 고혈압 치료제는 22개사 59개 품목으로, 해당 의약품은 잠정 판매 중단됩니다.

이 의약품을 복용하는 환자 18만명은 처방 또는 조제를 다시 받아야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수입·제조되는 모든 발사르탄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내사인 대봉엘에스가 제조한 일부 발사르탄에서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돼 잠정 판매 및 제조 중지시켰다고 6일 밝혔습니다.

대봉엘에스는 중국 주하이 룬두사에서 원료를 수입·정제해 '발사르탄'을 제조해왔습니다.

중국에서 원료의약품 이전 단계의 약리 활성 물질인 '조품'을 수입한 뒤 국내에서 원료의약품인 발사르탄으로 제조했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3년간 국내 전체 발사르탄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대봉엘에스가 제조한 발사르탄의 비중은 약 3.5%입니다.

이 중 일부 발사르탄에서 NDMA 잠정 관리 기준(0.3ppm)을 초과한 것으로 이번에 확인됐습니다.

식약처는 중국 룬두사에서 들여온 조품 자체에 NDMA가 함유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NDMA 잠정 관리기준은 식약처가 발사르탄 내 불순물인 NDMA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설정한 것입니다.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가 권고하고 있는 가이드라인(ICH M7), 국내외 자료 및 전문가 자문 등을 검토해 설정됐습니다.

NDMA 기준치를 초과한 대봉엘에스의 원료를 사용한 완제의약품은 22개사, 59개 품목입니다.

해당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총 18만1천286명입니다.

문제가 된 59개 제품을 처방받은 환자는 진료받는 병원을 방문해 다른 의약품으로 재처방 및 재조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처방은 기존 처방 중 남아있는 기간에 대해서만 가능합니다.

의료기관을 방문할 수 없어 약국에 가더라도 의약품을 교환할 수 있습니다.

재처방과 재조제에 환자 부담금은 없습니다.

기존에 약을 처방·조제받았던 의료기관과 약국이 휴가 중이라면 다른 병원이나 약국에 방문하면 됩니다.

기존 병원·약국이 휴업 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다른 곳에서도 교환이 가능합니다.

환자는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의사의 상담과 재처방을 받으라고 식약처는 권고했습니다.

이밖에 식약처가 제지앙 화하이와 유사한 제조공정으로 제조된 발사르탄(24개사, 31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이 기준을 초과한 제품은 없었습니다.

식약처는 이날 발사르탄에 함유된 NDMA가 환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도 공개했습니다.

식약처는 최고용량(320㎎) 발사르탄 제품으로 3년간 복용한 경우, 자연 발생적인 발암 가능성에 더해 1만1천800명 중 1명이 더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ICH M7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0만명 중 1명이 추가적으로 암이 발생하는 경우 무시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김헌 충북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보통 한국사람은 죽을 때까지 약 34% 정도인 100명 중 34명이 1번 이상 암에 걸리는 것으로 보고되는데, 여기에 (문제가 된 의약품을) 최고용량으로 3년 동안 복용했을 때 약 1만명 중 1명이 추가로 안 걸려도 될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식약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활용해 개인별 복용량 및 복용기간 등을 고려한 종합적 평가를 수행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