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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트럼프가 흔들다…'정치적 시험대'에 오른 파월

최대식 기자 dschoi@sbs.co.kr

작성 2018.08.04 14:2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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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자신의 '명운'이 걸렸다고도 할 수 있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떻게든 재임 기간 자신의 치적을 강조해야 합니다. 트럼프 집권 이래 '아메리카 퍼스트'라는 미명 하에 주도했던 각종 대외 정책들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경제는 유럽이나 중국, 신흥국들을 뒤로하고 나 홀로 호황입니다.

트럼프 정부의 감세나 규제 완화 정책들에 힘입어 지금과 같은 수준의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부정적인 견해가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의 실업률은 1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고 물가상승률은 연준의 목표치를 웃돌고 있으며 분기 GDP 성장률은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입니다. 

공식 발표에 앞서 자신의 트윗을 통해 일자리 통계에 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 시장을 출렁거리게 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매우 이례적으로 연이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강하게 성토했습니다. 트럼프 이전에도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중간선거와 자신의 재선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선호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처럼 공개적인 자리에서 직설적으로 통화정책을 비판한 사례는 거의 찾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준의 정례회의 이후 성명서 내용이 어떻게 나올지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결과적으로 연준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올 하반기 적어도 두 차례 금리인상을 강력하게 예고했습니다. 6월 정례 회의 이후에는 미국 경제가 '견조한'(solid) 성장세를 보인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강한'이라는 표현을 쓰며 더욱 자신감을 내보였습니다. 여기에 고용이나 개인소비, 기업 고정투자에 대해서도 '강하다'고 평가를 내렸습니다. 그래서 점진적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경기 확장세에 부합한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90% 정도, 12월 인상 전망을 70%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당장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연준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 겁니다. 또 당연한 얘기 같지만 미 연준은 정치적 압력이 아닌 경제지표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성명서로 웅변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에게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준의 일부 위원을 지명할 권한은 있지만,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한 직접적인 권한은 없습니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하지만 지난 대선 때와는 반대로 저금리 기조를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더라도 결국은 금리인상을 막기 위해 우회적인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게 시장의 걱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과거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지녔던 그린스펀 같은 유형의 인물은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또는 연준 의장을 흔들어놓은 만큼 올 하반기 2차례, 내년 2~3차례 예정된(?) 금리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그 결정은 정치적 의심을 살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습니다. 설사 그 결정이 각종 경제 지표에 근거했더라도 말입니다. 파월 의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