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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폭염 물가, 추석 이전에 잡힐까?"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8월 3일 (금)
■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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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 여파…물가 인상, 제철과일?축산물?수산물 모두 가격 올라
- 폭염 물가, 9월말 추석까지 영향 미칠 것
-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 1,700원…3년 8개월 만에 최고
- 정정불안·중동 리스크, 유가 상승에 반영
- 정부의 한시적 전기요금 인하 방안 '조삼모사'
- 산업용 전기료 인상 시…소비자가 더 부담할 수도



▷ 김성준/진행자:

한 주 간의 경제 이슈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경제 포커스>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지금도 날씨 얘기 들으셨습니다만. 이렇게 폭염이 지속되면 아무래도 이것저것 농산물 가격 걱정을 해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제가 지난 주말에 저희 집 앞에 있는 재래시장, 꽤 큰 재래시장을 갔습니다. 늘 가던 단골 과일가게인데. 일주일 전에 수박 한 통에 12,000원. 같은 크기를 당일 날 가격을 물어봤더니 18,000원을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못 사고 왔어요. 인근 마트를 돌았더니 다 2만 원대가 넘는 거예요. 정말 심하다. 더위가 이렇게 경제에 영향을 많이 미치나 했는데. 지금 보면 채소류, 과일류뿐만 아니라 닭, 돼지, 축산물, 어류, 수산물까지 가격이 들썩이고 있는데요.

▷ 김성준/진행자:

지금 축산물 폐사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지금 보니까 닭의 경우에는 133만 마리, 1년 전에 비해서 11% 이상 폐사한 닭이 많아지고 있고요. 돼지는 더 심각합니다. 돼지는 1년 전에 비해서 57%나 폐사한 돼지가 많이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통계청의 통계를 보게 되면 아직도 한 자릿수예요. 채소류 물가 한 달 전에 비해서 3.7% 올랐다. 그런데 품목별로 들어가게 되면 심각합니다. 시금치가 한 달 만에 50% 뛰었어요. 사실 시금치는 여름철에는 김밥 속재료도 안 씁니다. 금방 쉬기 때문에 안 쉬거든요. 그리고 배추, 상추, 열무가 적게는 20%, 많게는 40% 넘게 올랐다는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이건 대단한 일인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여기에다가 제가 앞서 수박 얘기했는데 제철과일 다 올랐습니다. 포도, 복숭아 할 것 없이. 그리고 이런 게 뭐가 문제가 되느냐. 폭염 예보가 열흘도 더 될 것이다, 중순 되면 꺾인다. 예보가 여러 가지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앞으로 1, 2개월 정도 이런 폐사한 것들. 닭이나 수산물, 채소라는 게 바로 생산하지 못 한단 말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더구나 추석이 9월 말이에요. 이게 더 걱정이라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추석 물가가 그렇지 않아도 오를 텐데. 이미 올라있는 상태에서 더 오르면 그것도 만만치 않겠네요. 그렇지만 지금 물가지수는 이런 급격한 변동을 반영하지 못하니까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것이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400여 개 품목 중에 정말 서민들이 살고 매일 먹어야 되는 것들의 물가만 따로 뽑아도 굉장히 체감 물가는 높을 수밖에 없는데. 전체 물가는 아직도 여전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것뿐만 아니라 휘발유가도 막 오르잖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서울 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이 2일 기군 리터당 1,700원을 넘어섰습니다. 이게 지난 2014년 12월 이후 3년 8개월 만에 최고치고요. 전국 휘발유 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연중 최고 수준 넘어서고 있는데. 사실 기름값이라는 게 우리 자의적으로 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연초만 하더라도 배럴당 60달러대에 머물던 국제유가가 최근 수급 불안으로 배럴당 70달러 선을 넘어섰기 때문인데. 실제로 통계청의 통계를 보더라도 지난달 석유 가격이 1년 전에 비해서 12.5% 뛰면서 전체 물가를 0.54% 포인트나 끌어올렸어요.

▷ 김성준/진행자:

역시 기름값이 미치는 영향이 크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가장 큽니다. 그러다 보니까 특히 경유 가격은 14.6%나 뛰었는데요. 이게 지난해 3월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왜 이렇게 국제유가가 오르는 이유가 정정불안입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정정불안도 있고요. 그 다음에 사실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수입하는 게 중동산 두바이유. 중동산 두바이유가 제가 앞서 움직임, 연초만 하더라도 60달러대 초반. 그런데 지금 이미 5월에 74달러 돌파했고요. 6월, 7월 들어서도 가격이 많이 안 내리고 있습니다. 70달러대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겁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분명히 반영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그런데 국제 유가라는 게 국내 유가에 반영되는 데에는 시차가 2, 3주 있습니다. 물론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유가가 오른다고 하면 휘발유 가격뿐만 아니라 제조업체, 서비스업체 전방위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물론 이런 국제유가 상승세 지속될 것이냐, 여기는 미지수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국제유가 패권이 미국과 OPEC 간의 패권 다툼이에요. OPEC이 감산하면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량을 늘려버리고, 그리고 OPEC이 생산량을 늘려버리면 미국은 감축해버리고. 이러다 보니까 이러한 패권 전쟁에 이어서. 그렇다 하더라도 최근 수년간 이어졌던 우리나라가 가장 좋은, 최적화된 배럴당 40~60달러 선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저유가의 축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미국도 그렇고, OPEC도 그렇고 참 있는 사람들이 더 하네요. 그런데 유가는 말이죠. 좀 별개의 문제입니다만. 정유회사들은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아까 말씀하신 대로 국제유가 인상이 우리 국내 휘발유값 인상에 미치는 영향이 오는데 2, 3주 걸린다는 것 아니에요. 그런데 국제유가가 인하됐다고 해서 우리나라 휘발유 가격이 쉽게 인하되는 것은, 그건 진짜 더 오래 걸리잖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은행의 금리와 똑같습니다. 은행도 금리 올리는데. 대출 금리는 먼저 올리고 예금 금리는 조금 올리잖아요. 마찬가지예요. 정유사들도 비슷합니다. 영업이익이 많이 남는다 하더라도. 절대로 올릴 때는 빨리 올리지만 내릴 때는 미적미적 댑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것도 리스크 비용이라고 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정유사에서 말을 합니다만. 글쎄요. 어쨌든 다음 달에 추석이 시작되는데. 그러면 사실 지금 물가 문제는 인위적으로 물가를 사람들이 올리고 이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잡기 쉽지 않겠네요. 당장 현실적으로 폭염 때문에 돼지 폐사, 닭 폐사, 채소 기르기 힘든 문제잖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녹조 현상 때문에 물고기 죽고. 이게 사실은 주무부서가 기획재정부예요.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격주로 물가 관계 긴급회의를 합니다. 그런데 내놓은 대책을 보게 되면 정부가 비축하고 있는 물량 풀겠다. 가격이 치솟은 것은 채소나 과일류는 농협 하나로마트를 통해서 할인 행사 하겠다. 이것이거든요. 사실 옛날에 달걀 파동 나면 어떻게 했습니까. 수입했잖아요. 수입하거나 아니면 비축 물량 푸는 것 외에 단기적인 대책이 거의 없어요. 심리적인 요인이 강하고요. 비싸다고 하면 사람이 더 먹고 싶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사실 좀 그렇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러다 보니까 이게 지금 당장 배추의 경우에는 비축 물량 하루에 100에서 200톤씩 집중적으로 방출하겠다. 무도 많이 올랐다고 얘기했는데. 이것도 계약 재배 면적을 빨리, 8월 중하순 이후 풀 것을 당겨서 상순에 조기 출하하겠다는 건데요. 그렇다 하더라도 이 기온에 워낙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까. 올 봄만 하더라도 이상저온 현상이 기승을 부렸거든요. 그러다가 7월 들어서 폭염 때문에 과일 생산량이 줄고 품질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아마 추석 이전에 가격 상승세가 잡힐 것이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혹시 폭염 때문에 오히려 생산량이 늘어나는 것은 없나요? 대체할만한 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짜증이 있습니다. 짜증과 에어컨 판매량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에어컨 잘 팔린다고요. 참. 이번 주에 저희 <시사 전망대>에서도 전기요금 체제 개편 관련해서도 여러 가지 얘기를 들어봤는데. 정부는 어쨌든 폭염이 이렇게 지속되고 여론이 움직이다 보니까 일시적으로라도 전기요금을 인하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 같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2030년이면 5월부터 한반도에 여름이 시작된다는 보고서가 나왔어요.

▷ 김성준/진행자:

아까도 부경대 교수님 인터뷰 해보니까, 2100년 얘기입니다만. 여름이 6개월이 될 것이라고 하시던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이게 국립기상과학연구원의 보고서거든요. 그 동안 우리는 4계절 뚜렷하다. 이게 한반도의 특징이었는데. 어느덧 동남아처럼 고온다습한 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제 청와대 청원 게시판을 보게 되면 가정용 요금만 왜 누진제 하느냐, 이걸 폐지하자. 이런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정부가 이제야 폭염을 재난으로 포함시키면서 법 개정하겠다, 야단법석인데요.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가정용에만 적용되는 누진제 폐지 요청인데. 정부는 고민하고 있는 게 한시적으로 전기요금 인하하겠다는 것이거든요. 아마 7월 전기요금 고지서가 발급되기 이전, 이르면 다음 주 초쯤에 정부의 전기요금 인하 대책이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이게 조삼모사 격이라는 것입니다.

당장 전기요금 깎아주면 가계에는 도움 되겠죠. 그런데 누적된 한전의 적자는 누가 메꿉니까? 이것 역시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다는 것입니다. 아랫돌 빼서 윗돌 메꾸는 것이라는 것이거든요. 지금 이미 상반기 한전의 누적 적자가 굉장히 커졌어요. 사실 전기는 한전이 얘기하고 있는 것처럼 원가 이하로 주고 있는 것은 맞지만, 누진제를 통해서 그것을 메꾸고 있거든요. 이것을 근본적으로 고쳐야 되는데 이것을 고치지 않고 있다는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근본적으로 고친다는 것은. 얼핏 제가 생각하기에는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세계 수준에 비해서 싸니까. 기본적으로 전기요금을 올려야 된다는 말씀이신가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기본적으로 전기요금을 올린다 하더라도 지금 보면 탈원전 때문에. 원전이 발전 단가가 제일 싸잖아요. 그런데 이 비중을 줄이고 있잖아요. 지금 가격이 두 배 오른 석탄과 LNG를 더 많이 하고 있잖아요. 그러면 한전의 누적 적자는 당연히, 원가 측면에서 늘어나는 거잖아요. 속도 조절이 필요한데. 일단 정부의 로드맵에만 맞춰서 빨리, 신재생 에너지 쪽으로 가다 보니. 오히려 한전의 누적된 적자는 커지고, 소비자들은 왜 누진제를 가정용만 하느냐. 똑같이 하자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산업용 전기는 어떻습니까? 저도 최근에 기사 보면서 느끼는 것인데. 우리나라 전기요금 체계 관련해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새벽에 집중적으로 쓰는 산업용 전기 문제다. 이런 얘기도 한 번 있던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게 우리가 아니면 가정용도 똑같이 계절별로 달리 하든, 아니면 시간대별로 가장 많이 쓰는 구간을 정해서 산업용처럼 분류를 해 달라는 요구도 실제로 있고요. 지금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가정용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가정용도 똑같이 해달라는 거죠. 그런데 형평성 차원에서 그렇게 하자는데. 사실 누진제를 얘기할 때 가정용의 비율은 전기 전체 비중에서 13%, 두 자리밖에 안 되고요. 산업용과 일반용이 절반 이상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거기 전기료를 올리면 어떻게 될까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사실 많이 그러면 기업들이 난리를 치죠.

▷ 김성준/진행자:

기업들도 울상이겠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지금까지 기업에게는 계속 쥐어짜느냐. 이런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요금까지 한다면. 지금도 전기요금은 결코 싼 게 아니다, 이렇게 하소연하고 있는데. 부담을 더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거나 물건값에 전이시키겠죠.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방법이 없네요. 무슨 방법을 말씀해주셔야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방법 찾는 분을 제가 눈 씻고 찾아볼게요.

▷ 김성준/진행자:

솔직하게 두 손 들고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전반적으로 싸니까 조금씩만 올립시다. 이렇게 얘기하는 수밖에 없는 건가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사실은 누진제를 보게 되면, 해외 사례를 보게 되면. 해외는 사실 민영화가 돼 있어요. 그래서 누진제가 우리와는 좀 다릅니다. 우리는 공기업, 가정용의 3배인데. 미국은 1.6배고요. 일본도 1.5배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거기는 민영화해서 서로 경쟁을 통해 하다 보니까 누진율이 적은 것이고. 우리는 공기업이 독점적으로 하다 보니. 전부 다 메꾸면. 한 때 한전이 12조 이상 흑자를 낼 때도 있었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고민이네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경제 포커스>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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