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리 판사' 후폭풍 막으려고…이석기 재판 이용했다

전형우 기자 dennoch@sbs.co.kr

작성 2018.08.02 20:27 수정 2018.08.02 22:1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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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는 SBS가 단독 취재한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양승태 사법부 시절 현직 판사가 사채업자로부터 큰돈을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그 사건 때문에 법원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는 걸 막기 위해 법원행정처가 다른 재판을 활용하려 했던 정황이 S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 재판을 이용해 여론의 관심을 돌리려 한 내용의 문건이 확인됐습니다.

먼저 전형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5년 최민호 판사가 '사채왕'으로 불리는 최 모 씨로부터 거액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2015년 1월 18일 새벽, 검찰 조사에서 최 판사는 사채업자로부터 2억 6천만 원을 받았다고 자백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법원행정처는 이 사건 대응을 위한 문건을 곧바로 만들었습니다.

'최 판사 관련 대응 방안'이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이 사건 때문에 '메가톤급 후폭풍'이 예상된다며, 대응책으로 '이석기 사건 선고를 1월 22일로 추진'하는 안이 제시됐습니다.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 선동 사건 판결을 선고하면 최 판사 사건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돌릴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문건 작성 이튿날, 대법원은 이석기 사건 선고일을 1월 22일로 확정해 언론에 발표했습니다.

이 전 의원의 구속 기한이 2개월 연장되면서 선고 연기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대법원 판결은 문건에 적힌 대로 1월 22일에 선고됐습니다.

당시 법원행정처는 헌법재판소가 통진당 해산을 결정한 데 반해 법원은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에서 전교조의 손을 들어주는 결정을 한 점을 비교했습니다.

이런 비교를 하며 사법부에 대한 청와대의 인식이 악화될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문건에 기재돼 있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유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