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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참사' 그리스, 정치 공방 격화…야당 "내각 사퇴하라"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90여 명의 사망자를 낸 최악의 산불이 발생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이번 참사의 책임 소재 등을 놓고 그리스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그리스 제1야당인 신민당의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대표는 31일(현지시간) 아테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를 비롯해 재난 대응 부처 책임자들은 이번 참사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미초타키스 대표는 "몇몇 사람들이 오늘 밤 어떻게 잠을 잘 수 있을지, 어떻게 그들의 임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을지 정말로 궁금하다"며 "누군가가 정치적 책임을 진다면 그것엔 행동이 수반돼야 하며, 사퇴야말로 개인적 책임을 지는 행위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일의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한 치프라스 총리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는 또한 치프라스 총리가 화재 발생 1주일이 지난 30일에야 산불 피해가 집중된 아테네 인근 해안도시 마티를 찾은 것도 부적절한 처신이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지만, 공인이라면 위기 발생 시 이런 감정을 숨길 권리가 없다. 지도자는 어려운 때 사람들의 곁에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미초타키스 대표는 아울러 화재 진압의 주무 부처인 시민보호청, 내무부, 소방방재청 수장도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의 이런 비판에 치프라스 총리 측은 즉각 응수했습니다.

총리실은 "미초타키스는 시민들 수십 명의 고통과 상실을 이용하려 하고 있다. 사람의 목숨은 정치적 이용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국민이 이런 행위를 심판할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산불 발생 당시에 대피 명령이 내려졌는지, 구조 당국이 적시에 대응을 했는지를 놓고도 공방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 정부는 산불 피해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꼽히고 있는 불법 건축물에 대해서는 건설을 묵인하거나, 선거에서의 표를 의식해 추후 합법화한 전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그리스에는 전국 무허가 건축물은 총 97만 채, 산불 피해로 잿더미가 된 마티 지역의 무허가 건축물은 320 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그리스 당국은 산불로 초토화된 지역의 인근 바다에서 익사체 2구를 수습, 이들이 산불 희생자인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혀 이번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93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 부검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70명, 공식 실종자는 14명으로 전해졌습니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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