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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온실가스, 당장 적극적으로 감축하지 않으면?…기록적인 폭염 일상화된다

[취재파일] 온실가스, 당장 적극적으로 감축하지 않으면?…기록적인 폭염 일상화된다

● 온실가스, 당장 적극적으로 감축하지 않으면?…기록적인 폭염 일상화된다

폭염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폭염이 오죽 심하면 잠시나마 폭염을 식혀줄 수 있는 '효자태풍'까지 기다리는 상황이 됐을까? 하지만 야속하게도 북상 중인 12호 태풍 '종다리'는 효자 태풍에서는 이미 멀어진 상태다.

일반적인 태풍의 진로인 영어 'C'자 형태와는 정반대인 '역 C'자, 아니 '?' 형태의 진로로 북상한 제12호 태풍 '종다리'는 오늘(29일) 오사카 서쪽 일본 남서부 지역을 관통해 내일은 제주도 서귀포 동쪽 해상으로 진출할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태풍이 일본 남서부지방을 관통하면서 세력이 더 급격하게 약해져 서귀포 동쪽 해상에서는 열대저압부로 약해져 태풍으로서의 생을 마감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당초 동해상으로 북상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폭염을 몰 고온 거대한 고기압에 막혀 북상하지도 못하고 서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아래 그림 참조)
태풍 '종다리' 예상진로 (사진=기상청)
태풍이 일본 남서부를 관통하지만 오늘은 동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전망이다. 태풍이 일본 남서부를 관통하면서 만들어지는 동풍 때문이다. 비가 예상되면서 동해안 지방에 내려졌던 폭염특보는 일시적으로 해제된 상태다. 내일(30일)은 태풍이 약해진 열대저압부의 영향으로 동해안과 영남, 전남지방에도 비가 내릴 전망이다. 하지만 태풍 종다리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서울을 비롯한 서쪽지방은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기온이 올라가는 푄현상 때문에 기온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 서울의 기온이 37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특히 잠시 주춤했던 동해안과 남부지방 폭염도 화요일(31일)부터는 또다시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의 근본적이 원인은 지구온난화다. 지난 7월 초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 북반구 곳곳에서 나타나는 기록적인 폭염은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지구온난화 과정 중에 발생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구촌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 대기 중 온실가스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근거는 없다. 실제로 대표적인 온실가스 관측소인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에서 측정한 온실가스 농도를 보면 7월 26일 현재 407.96ppm으로 관측을 시작한 1950년대 후반 이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아래 그림 참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추이 (사진=Keeling Curve, UCSD SIO)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질 경우 앞으로 한반도 폭염은 어떻게 달라질까?

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 안순일 교수 연구팀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시나리오에 따라 온실가스 저감 대책을 상당 부분 실행하는 경우(RCP 4.5)와 저감 대책 없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해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경우(RCP 8.5)에 대하여 21세기 중반과 후반에 한반도 폭염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실험했다(Shin et al., 2018). 미래 기후 예측을 위해서는 IPCC의 접합대순환모델(CMIP5)을 이용했다. 폭염은 기상청의 폭염주의보와 유사한 기준을 적용해 여름철(6, 7, 8월) 일 최고 기온이 확률분포에서 상위 95% 값을 넘는 날이 이틀 이상 이어지는 경우로 정의했다.

분석결과 두 실험(RCP 4.5, RCP 8.5) 모두 앞으로는 폭염은 더 강해지고, 더 잦아지고, 더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감 대책 없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해서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RCP 8.5) 21세기 중반에는 지금까지 역대 가장 강력한 폭염이었던 지난 1994년과 같은 폭염이 기후값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값이 된다는 것은 일상적으로 매년 늘 발생하는 현상이 된다는 뜻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해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2050년쯤에는 지난 1994년과 같은 기록적인 폭염이 일상적으로 매년 늘 나타난다는 뜻이 된다.

온실가스 저감 대책을 상당 부분 실행하는 경우(RCP 4.5)는 온실가스를 저감하지 않으면 2050년경에 나타나던 기록적인 폭염의 일상화가 50년 뒤인 2100년경에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온실가스 저감 대책을 상당 부분 실행하더라도 기록적인 폭염이 일상화되는 시기만 늦춰질 뿐 기록적인 폭염이 일상화되는 것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특히 저감 대책 없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해서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 21시 후반에는 총 여름철 일수의 80% 이상, 그러니까 여름철 92일 가운데 74일 이상에서 폭염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온실가스를 지금 당장 적극적으로 감축하지 않고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해서 배출할 경우 우리는 머지않은 미래에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매우 뜨거운 여름을 맞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4년의 역대 최고 폭염, 그리고 올여름 북반구 곳곳에 나타나고 있는 기록적인 폭염이 앞으로 다가올 기록적인 폭염 일상화의 예고편일지도 모를 일이다.

<참고문헌>

* Jongsoo Shin, Roman Olson, and Soon-Il An, Projected Heat Wave Characteristics over the Korean Peninsula During the Twenty-First Century, Asia-Pac. J. Atmos. Sci., 54(1), 53-61, 2018 DOI:10.1007/s13143-017-00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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