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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평균연봉 1억 눈앞…이자장사로 성과급 잔치

4대 은행 평균연봉 1억 눈앞…이자장사로 성과급 잔치
4대 시중은행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올해 1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간 이자수익으로만 30조 원에 가까운 이익을 거두면서 이 돈으로 대규모 성과급 잔치를 벌인 덕분입니다.

10억 원대를 받는 은행장이나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이 혁신으로 수익을 내기보다는 쉬운 이자장사나 하면서 내부 경영권 다툼에만 관심을 쏟는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오늘(29일)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4대 은행의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2,680만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3개월 만에 중소기업 평균 연봉(2,500만 원)을 넘는 급여를 받아간 것입니다.

지난해 1분기(2,580만 원)와 비교하면 4%가량 올랐습니다.

지난해 4대 은행의 평균 급여(9,040만 원)에 1분기 급여 상승률(4%)을 대입하면 올해 연봉은 9,400만 원에 이른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이들 은행 직원들이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내면서 연말 연초에 대규모 보너스를 받아서입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기본급의 200%에 해당하는 연말 특별 보로금을 지급했고, 올해 1월에도 기본급의 100%를 추가로 지급했습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기본급 2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으며, 우리은행은 연봉의 11.1%를 줬습니다.

직원들이 평균적으로 억대 연봉에 육박한다면 은행장들은 평균 10억 원대의 연봉자입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지난해 신한카드 사장 시절 받은 14억 4,600만 원(장기성과금포함)에 은행장으로 받은 6억 7,400만 원을 더해 총 21억 2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주 회장과 KB국민은행장을 겸임했기에 양쪽에서 각 9억 2,600만원, 7억 7,600만원씩을 받아 총연봉이 17억 200만 원에 달했습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연봉은 9억 3,900만 원이었고, 지난해 채용비리 의혹으로 사퇴한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총 9억 3,600만 원을 받아갔습니다.

이자이익으로 돈을 버는 대표적인 내수산업이지만 사회공헌에는 인색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지난 23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3년간 은행권 공동으로 7천억 원 규모의 사회공헌 사업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작년 은행권 사회공헌 금액은 7,417억 원으로 전년(4,002억 원) 대비 85.3%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증가한 배경을 보면 약 2,500억 원이 휴면 자기앞수표 출연 건이었습니다.

청구되지 않은 자기앞수표 발행 대금을 서민금융 지원 사업에 기부토록 하는 법이 시행된 것일 뿐 지난해 은행의 사회공헌 금액은 예년과 비슷하거나 더 작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래도 은행권만큼 사회공헌을 하는 업권이 있느냐는 반론이 있지만 대표적인 면허 사업을 통해 국민을 상대로 이자이익을 벌어들인다는 점에서 이 정도 규모는 만족할만하지 않다는 평가가 더 많습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은행들이 인원 대비로 삼성전자처럼 많은 이익을 내고 있는데 자기들끼리 성과급 잔치나 하고 사회적 기여는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직원들은 억대 연봉, 은행장들은 10억 원 안팎의 연봉을 받아가지만 이렇게 많은 돈을 받아 갈 정도로 은행들이 경영 혁신을 통한 성과 창출을 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은행들의 대규모 수익이 선진 금융을 도입했거나 획기적인 상품을 만들어낸 덕분이기보다 부동산 열풍에 편승해 가계대출을 늘리고, 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를 예금보다 더 빠르게 올리는 방식으로 얻어낸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은행들의 전체 이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습니다.

안정적인 이자수익에만 의존해 대규모 이익을 얻는 것입니다.

여기에 일부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조작한 일이 들어나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은행장들이나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은 이렇게 많은 돈을 받으면서 경영 혁신보다는 연임이나 경영권 쟁탈과 같은 지배구조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은행들이 사실상 주인이 없다 보니 지주 회장이나 은행장이 바뀔 때면 정부가 끼어들거나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싸우는 식의 이전투구 양상이 벌어지곤 합니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경쟁자를 인사조치시켜 후보군을 없애거나 본인과 측근들로 구성된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자신을 추천하는 등 일명 '셀프 연임'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자기들끼리 '쿵 짝해서' 경영권을 사유화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배타성을 갖는 인물이 이사회에 들어가야 한다"며 "지금으로서는 노동이사제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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