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중국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 국영방송의 유명 사회자가 성추행 혐의로 고발당했다고 홍콩 명보가 27일 보도했다.
명보에 따르면 전날 웨이보에는 중국중앙(CC)TV의 유명 사회자인 주쥔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한 여성의 글이 올라왔다.
주쥔은 중국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인 '춘완'의 사회자를 맡을 정도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인물이다.
이 여성의 주장에 따르면 대학 3학년 시절 CCTV의 '예술인생' 프로그램 인턴을 했는데, 당시 이 프로그램의 인턴은 사회자인 주쥔이 분장실에 있을 때 과일과 음료수 등을 가져다주는 일을 맡았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여성이 분장실에 과일 등을 가져갔을 때 주쥔이 갑작스레 "방송국에 계속 남아있고 싶으냐"는 말을 하면서 추잡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이 여성의 저항에도 그의 성추행은 계속됐지만, 다행히 한 가수가 분장실에 들어오는 틈을 타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 여성은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주쥔이 춘완 사회자로서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생각해 사건을 크게 만들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되레 이 여성을 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방도시보의 기자 허만도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2007년 신푸교육그룹의 창립자 신리젠의 비서로 일할 때 성추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허만의 글에 따르면 신리젠과 그녀가 항저우로 같이 출장 갔을 때 신리젠이 그녀를 호텔 방으로 부르더니 갑작스럽게 껴안으면서 입맞춤을 했고, 그녀는 필사적인 저항 끝에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두 여성의 주장에 대해 주쥔과 신리젠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밖에 언론인 주창전, 베이징대학 교수 셰찬, 중국커뮤니케이션대학 문화산업연구원 부원장 셰환찬 등도 성폭행 등으로 고발당해, 중국내 미투 운동이 전방위로 번지는 양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