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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미국과 관계 개선 모색?…美 목사 투옥 2년 만에 가택연금

약 2년 전 터키에서 투옥된 미국인 목사가 미국 정부의 끈질긴 압박에 옥살이를 일단 끝냈다.

25일(현지시간) 터키 이즈미르 형사법원은 2016년 10월 테러조직 지원과 간첩죄로 구속된 앤드루 브런슨 목사의 석방 요청을 기각했다고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보도했다.

법원은 그러나 브런슨 목사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가택연금에 처하라고 결정했다.

터키 언론은 브런슨 목사가 미국대사관 관계자의 보호를 받으며 구치소를 떠나는 모습을 방송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브런슨 목사는 '펫훌라흐 귈렌주의 테러조직'(FETO)과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을 돕고, 간첩 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 브런슨 목사는 최장 35년형에 처할 수 있다.

브런슨 목사는 재판에서 일체 혐의를 부인했다.

1993년 터키에 입국한 브런슨 목사는 2010년부터 서부 이즈미르에서 교회를 이끌었다.

브런슨 목사 투옥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정부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정부에 여러 차례 그의 석방을 요청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미국 의회는 서방과 관계가 악화한 터키 정부가 브런슨 목사를 사실상 정치적 '인질'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터키에 F-35 전투기 공급을 차단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에르도안 대통령은 브런슨 목사를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송환하는 협상의 무기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귈렌은 터키 정부가 2016년 쿠데타 시도의 모의 배후로 지목한 인사다.

작년 9월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은 우리에게 '목사를 넘겨 달라'고 한다. 미국에는 다른 목사가 있다. 미국이 그 목사를 넘겨주면 미국 목사를 넘겨 줄 수 있도록 법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법원의 가택연금 결정은 터키 정부가 미국과 관계개선을 모색하는 신호로 해석됐다.

법원의 결정 직후 터키리라화는 미 달러 대비 가치가 1% 가까이 상승했다.

전날 리라화 환율은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동결 결정 후 장중 한때 미 1달러당 4.91리라까지 뛰며 가치가 4% 가까이 급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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