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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서 '한국 화장실 습격사건'…개방 사흘 만에 파손

터키서 '한국 화장실 습격사건'…개방 사흘 만에 파손
▲ "한국이 지원한 화장실 사흘 만에 부서져"라고 보도한 터키 언론

한국 자치단체 재원으로 터키 북서부에 설치한 공중화장실이 개방하자마자 기물 파괴범에 의해 망가졌습니다.

한국 수원시가 터키 북서부 마르마라해 연안 도시 얄로바에 건립한 '수원 공중화장실'이 준공식 직후 고의 파손됐다고 하베르튀르크 등 터키 언론이 24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얄로바시청에 따르면 신원을 알 수 없는 기물 파손범이 주말 새 감시카메라의 케이블을 끊은 후 화장실 외부와 내부 문, 전기패널 등을 망가뜨렸습니다.

터키 언론은 대부분 '얄로바에서 19만3천 리라(약 5천만 원)짜리 화장실 파손'이라는 제목으로 사건을 소개했습니다.

이 화장실은 얄로바와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인 수원시가 세계화장실협회(WTA)와 함께 얄로바 페리터미널 인근 해수욕장에 설치한 시설로, WTA는 한국 주도의 민간단체입니다.

수원시는 준공식 후 '터키에 수원 공중화장실이 생겼다'며 홍보했습니다.

보도자료를 보면 수원시와 WTA는 얄로바에 남·여·장애인 화장실과 수유실을 갖춘 50㎡ 규모 화장실을 짓는 데 5천100만 원을 들였습니다.

이달 20일 열린 준공식에는 한국 측에서 홍기원 주(駐)이스탄불 총영사, 김영철 WTA 사무총장, 수원시 관계자 등이 참석했습니다.

"수원시의 우수한 화장실 문화와 기술을 전 세계에 전파"한다는 수원시의 홍보가 무색하게 '수원 화장실'은 개방하자마자 기물 파괴범의 목표물이 됐습니다.

웨파 살만 얄로바 시장은 "자매결연 도시가 기증한 선물에 해를 끼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우리가 잘 관리를 하려고 해도 누군가 와서 방해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스탄불에 사는 한국인 유학생 김 모(33) 씨는 "터키인들이 대체로 공권력을 두려워하는 편이고, 최근에는 국가비상사태로 그런 분위기가 더 강해졌다"면서 "외국이 지원한 시설이라 쉽게 생각하고 파손 대상으로 삼은 것 아닌가 싶다"고 추측했습니다.

교민들은 한국 자치단체가 터키 도시와 대거 자매도시 결연을 맺고 수시로 터키를 방문하거나 터키 자치단체 공무원을 초청하는 사업의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했습니다. 

(사진=하베르튀르크 웹사이트 캡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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