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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더위에 웃고 울고'…폭염에 업종별 희비 갈려

'찜통더위에 웃고 울고'…폭염에 업종별 희비 갈려
40도에 육박하는 찜통더위가 연일 이어지면서 업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여름철 필수 아이템인 얼음이나 각종 냉방기기 등을 판매하는 업종은 쉴 틈 없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경남 창원 마산수협 제빙공장은 지난 18일부터 25일 현재까지 공장을 '풀 가동' 중이다.

하루 최대 생산량에 해당하는 135㎏짜리 얼음 448개(60t)를 매일 만들어내고 있다.

김권수 마산수협 제빙공장장은 "공장을 풀 가동하면서 주문을 소화해내고 있다"며 "폭염에 당분간은 최대 생산량을 유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겨울에 미리 얼음을 만들어뒀다가 여름에 판매하는 충북 청주의 한 얼음공장은 준비해둔 얼음이 지난 주말 동나 사실상 영업을 중단했다.

이 공장 관계자는 "올해 일찌감치 폭염이 이어지면서 얼음이 모두 판매돼 재고가 없는 상태"라며 "얼음 가격도 작년보다 30%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에어컨 생산업계는 여름철마다 매출이 느는 추세지만 올해는 그 상승세가 더 두드러졌다.

광주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 10일에서 18일 사이 롯데백화점 광주점의 매출 신장률을 분석했더니 에어컨은 전년도 대비 163.7%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 창원공장도 지난해보다 한 달 이른 2월부터 생산라인을 풀 가동하는 등 밀려드는 주문량에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냉방시설을 잘 갖춘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지에도 손님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몰리고 있다.

덩달아 백화점 안에 있는 각종 편의시설 매출도 올랐다.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 입점한 서점 반디앤루니스의 경우 지난 14일부터 22일 사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뛰었다.

집라인·암벽타기 등을 즐길 수 있는 바운스 트램폴린파크 매출도 지난해와 비교해 22% 이상 증가했다.

대구점 관계자는 "아쿠아리움을 찾는 고객도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났다"며 "더위를 피해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이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폭염 영향으로 농작물 작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는 농가에서는 울상을 짓고 있다.

강원 홍천에서 찰옥수수 농사를 짓는 김모(54) 씨는 연일 지속되는 폭염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땡볕에 옥수수 수확 작업을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해 이른 새벽부터 오전 10시까지만 수확을 하는 탓에 출하량도 줄었다.

김씨는 "아직은 괜찮지만, 폭염이 더 이어지면 작황도 크게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땡볕에 특수를 누릴 것 같은 염전도 무더위가 마냥 달갑지는 않다.

경기 안산의 동주염전 관계자는 "폭염이 계속되면 소금 생산량이 조금 늘긴 하지만 염전 바닥이 뜨거워져 쓴맛이 나는 등 소금 질이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대형마트와 비교하면 냉방시설이 취약한 전통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경기 성남의 한 전통시장에서 낙지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너무 더워 손님이 도무지 찾아오지를 않는다"며 "냉방시설을 더 들여놓은 다른 점포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아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한증막 같은 더위가 이어지면서 '이열치열'은 사실상 옛말이 됐다.

충북 제천 중앙시장에서 매운 떡볶이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날씨가 너무 덥다 보니 손님들이 열을 내는 떡볶이를 전혀 찾지 않는다"며 "평소보다 30∼40%가량 매출이 줄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야외에서 즐기는 스포츠 관련 제품 매출도 뚝 떨어졌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자전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3.8% 줄었다.

인라인스케이트·스케이트보드 매출은 같은 기간 44.1% 감소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더워도 너무 덥다 보니 밖에서 땀을 흘리며 놀기보다는 실내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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