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국방위 기무열전 ③ - 대령의 반란(?)…진실은?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작성 2018.07.25 11:35 수정 2018.07.25 11:3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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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국방위 기무열전 ③ - 대령의 반란(?)…진실은?
▲ 기무 100부대장 민병삼 대령과 송영무 국방부 장관

어제(24일) 20대 국회 후반기 첫 국방위원회에서 가장 뜨거웠던 장면은 육군 대령인 기무사 100부대장의 하극상(?)이었습니다. 대령이 국방장관과 진실 게임을 벌인 겁니다. 시쳇말로 목을 걸고 국방장관에게 대든 셈입니다.

발단은 지난 7월 9일 국방부 국실장급 티타임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송영무 장관의 기무사 문건 발언이 화근입니다. 복수의 소식통을 통해 송 장관은 그 날 그 자리에서 기무사 문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기무사 100부대장인 민병삼 대령은 "장관이 '기무사 위수령 문건은 법적으로 문제 될 바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송영무 장관은 "완벽한 거짓말"이라고 항변했습니다. 민 대령은 국방부 공보과의 언론대응 계획 문건도 공개했습니다. 문건에는 역시 "기무사 문건은 조사 또는 수사의 필요성이 없다"라고 적시돼 있었습니다. 국방장관과 대령의 하극상 진실공방.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까요?

● "36년째 입은 군복의 명예를 걸고 말한다!" vs "완벽한 거짓말이다!"

어제 국방위가 종반으로 치닫던 오후 5시 이후입니다. 육군 장교 정복을 입고 기무사 100부대장 민병삼 대령이 발언대에 섰습니다. 100부대는 국방부 1층에 위치한, 국방부를 관할하는 기무부대입니다. 그리고 작심한 듯 입을 열었습니다.

"저는 현재 36년째 군복을 입고 있는 군인입니다. 군인으로서 명예를 걸고, 양심을 걸고 말씀드리겠습니다. 7월 9일 장관께서는 '위수령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법조계에 문의해보니 최악의 사태를 대비한 계획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한다. 장관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다만 직권남용에 해당되는지는 검토하기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송영무 장관의 얼굴이 일그러졌습니다. 송 장관은 그런 말을 한 적 없다며 목소리 높여 부인했습니다.

"완벽한 거짓말입니다. 대한민국의 대장까지 마치고 장관 하는 사람이 거짓말하겠습니까. 장관을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특히 국회 국방위에서 대령과 장관이 서로에게 비수를 날리는 사상 초유의 장면이었습니다. 누군가는 거짓말을 했습니다.

● 진실공방 2차전 불붙인 언론대응 계획

민병삼 대령은 국방부 공보과의 7월 6일 자 언론대응 계획 문건도 공개했습니다. 티타임 전의 일이지만 국방부의 전반적인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문건입니다. 그 문건에는 "기무사 문건의 위법성 여부를 검토하였으나 조사 또는 수사의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문건은 기무사의 직무범위(쿠데타 방지 등의 對전복 업무)를 넘어서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언론대응 계획은 국방부 공보과의 단독 판단으로 작성되지 않습니다. 수뇌부와 협의해서 정리되는 국방부 공식 입장입니다. 이달 6일까지 국방부의 생각이 엿보이는 문건입니다. 국방부의 고위 관계자도 같은 날 밤 기자에게 전화해서 "기무사 문건은 실정법으로 때릴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9일 티타임에 참석했던 한 고위직도 "장관이 기무사 문건이 위법하지 않다고 '아사무사하게' 표현했다"고 전했습니다.

어제 국방위는 한마디로 '거짓말 대잔치' 처럼 보였습니다. 누가 거짓말하고 있는지 똑 부러지게 말할 수는 없지만 국방부가 자리 잡은 삼각지 주변 사람들은 대충 짐작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특별수사단의 할 일이 참 많습니다.

▶ [취재파일] 국방위 기무열전 ① - 기무사 문건 1부는 어디로?
▶ [취재파일] 국방위 기무열전 ② - 시행계획 vs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