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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정 법조비리 등 대법원에 수사상황 보고 정황…경위 수사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일선 법원의 고위 법관을 통해 전·현직 판사가 연루된 법조비리 등 주요사건 수사상황을 보고받은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PC 하드디스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최유정 변호사 수임비리 사건과 관련한 압수수색·체포·구속영장을 정리한 문건을 확인했습니다.

문건에는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과 함께 관련자 진술, 증거관계 등 수사상황이 상당 부분 포함됐습니다.

문건은 신광렬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가 작성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장판사 출신인 최유정 변호사는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등으로부터 100억 원대 부당 수임료를 챙긴 혐의로 2016년 수사를 받은 끝에 구속됐습니다.

김수천 당시 부장판사도 정 전 대표가 연루된 사건에서 유리한 결과가 나오게 해주는 대가로 1억 8천여만 원 상당의 차량·현금·수표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고위 법관을 통해 수사동향을 일일이 보고받은 행위 자체가 영장재판의 독립을 침해할 우려가 클 뿐만 아니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도 적용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선 법원에서 중요사건을 상부에 보고한다는 규정이 없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예규 '중요사건의 접수와 종국 보고'는 법관을 포함한 전·현직 공무원, 검사, 변호사 등의 형사사건에 관해 사건 요지와 공소장·판결문 등을 법원행정처에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이 예규는 사건 주무과장의 직무를 다룬 규정입니다.

형사사건을 총괄하는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법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이 직접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것은 이 예규를 근거로 삼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권한 남용이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예규 자체도 종종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통계작업 등 사법행정 지원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 예규는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인 1983년 제정된 이후 군사정권의 사법부 통제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후에는 법원과 검찰이 영장 기각을 놓고 갈등을 빚을 때마다 대법원의 재판개입을 의심하는 근거로 심심찮게 등장했습니다.

법,원행정처는 신 전 형사수석부장판사의 예규 위반 여부를 떠나 관련 예규가 하급심 재판에 대한 지나친 간섭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보고 폐지를 적극 검토 중입니다.

한편, 검찰은 임 전 차장으로부터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를 보고받았다는 의혹이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출국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최근 이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바 있습니다.

검찰은 이들이 임 전 차장과 마찬가지로 재직 시절 쓰던 PC 하드디스크에서 의혹 문건들을 백업해 반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강제수사를 다시 시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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