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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노회찬, 용접공 자격증 가진 경기고 출신 정치인"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7월 23일 (월)
■ 대담 : SBS 원일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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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을 수 없는 정치인 노회찬…진보 상징, 촌철살인 정치 평론의 대가
- 노회찬, 20여 년 간 당적 유지한 몇 안 되는 진보정치인
- 엘리트 사이에서 비엘리트 주의 몸소 실천해
- 45년 외길 정치인생…민주·노동 가치 확립에 기여
- 정의당 지지율 전망에 "곧 봄이 올 것" 대답
- 노회찬 유서 '돈 받았으나 대가성 없다'
- '드루킹'이 전달한 5000만 원의 출처 밝히는 것이 수사 핵심


▷ 김성준/진행자:

해설의 명수 <원일희의 '왜?'> 시간입니다. SBS 원일희 논설위원과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안녕하세요. 원일희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오늘은 오늘(23일) 오전에 나온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세상을 떠났다는 믿기지 않은 소식에 대한 얘기를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정치인 노회찬. 어떤 인물이였는지 중심으로 얘기를 나눠 보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정치부 기자들에게 노회찬 의원 그러면 참 잊을 수 없는 정치인인데. 참 슬픈 날이네요. 언론 보도를 보면 진보 정치의 상징, 촌철살인의 정치 평론의 대가, 유머와 재치를 가진 진보의 정신. 이렇게 기자들이 많이 쓰던데요.

▷ 김성준/진행자:

심지어는 보수 정당인 자유한국당에서도 어떤 진보 정치의 상징으로서의 노회찬 원내대표를 평가하는 논평도 나왔더라고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네. 실제로 그렇습니다. 권영길이라는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때 시절부터 언론에 나오기 시작한 대중정치인 노회찬은 저희 정치부 기자들에게도 20년 동안 당적 바꾸지 않고 정체성 바꾸지 않은 몇 안 되는 진보정치인이었죠. 외길을 걸어왔죠. 그런데 개인적으로 저에게는 사실 용접공 자격증 가진 유일한 경기고 출신 정치인. 이렇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용접공 자격증.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왜냐하면 경기고등학교 시험 마지막 세대이지 않습니까.

▷ 김성준/진행자:

경기고등학교 72회가 참 유명한 기수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72회가 마지막으로 시험 봐서 들어간 기수들인데. 유난히 법조 출신 정치인이 많잖아요. 아시다시피 황교안, 이종걸, 고승덕, 최금락 전 청와대 홍보수석까지 합치면 사법고시 출신이 많고, 법조인이 많고. 그래서 정치인 된 분들이 유난히 많아요. 대한민국의 가장 엘리트주의의 총집합체. 그 사이에서 노회찬은 항상 비 엘리트주의를 주장해왔고, 그것을 몸소 실천해왔다고 얘기를 하고요. 그 동기분들 다 유명한 분들이니까 제가 개인적으로 얘기를 들어보면 다 웃으면서 정신은 훌륭했으나 공부는 굉장히 안 했던 친구. 이렇게 웃으면서 얘기를 해요.

그 당시 동기들 입장에서는 전부 다 서울대를 당연히 가는 것인데, 공부를 오죽이나 안 했으면 고대를 갔겠냐고. 이렇게 웃으면서 얘기를 할 정도로 노회찬 의원은 고등학교 때부터 반유신 반독재 유인물을 만들어서 뿌릴 정도로. 그래서 고대를 들어가고 나서부터는 바로 학생운동, 노동운동에 투신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런 경력을 가진 게 중요한 게 아니라 45년 동안 외길 인생을 걸어오면서 같은 민주와 노동이라는 단어를 우리나라 정치에 접목시킨, 유일한 용접공 자격증을 가진 경기고 출신 정치인. 저는 그렇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진보 정치가 제도권으로 들어온 뒤에. 가장 1순위 대표주자라면 아무래도 아까 언급하신 권영길 전 대표가 되겠습니다만. 실질적으로 어떤 진보 정치를 제도권에서 뿌리내리게 하는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정치인 아닌가. 대중으로부터 정말 진보 정치가 과거에는 정말. 이것은 무슨 친북 아니야, 이런 소리 듣고 그러던 시절부터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분이 아닌가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무조건 남자는 노회찬이고 여자는 심상정이에요. 누가 뭐라고 해도 진보정치인이 웃음기를 띄고 생활 정치를 하면서 진보정치인도 우리가 지지할 만하구나 하고 사람들 중 10명 중 한 명의 지지도를 끌어올리는데. 남자 의원들 중에 노회찬, 여자 의원들 중에 심상정. 이 두 사람의 공을 빼고 논할 수는 없어요.

▷ 김성준/진행자:

지금이야 사실은 최근 여론조사 봐도 야당 중 자유한국당을 제치고 정의당 지지율이 올라섰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만. 한 10년 전만 하더라도 사실 진보정당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라는 게 얼마나 열악했습니까.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실제로 정치 현장에서도 보면 진보인사들은 항상 심각했고, 웃음기가 없었고, 눈에 핏발이 서 있었고, 항상 구호를 외치고 그랬는데. 그때도 노회찬 의원은 특유의 그 표정 있잖아요. 싱글싱글 웃는 웃음과 재치와 해학. 그 상징을 잃지 않았어요. 그래서 유난히 법사위 활동을 많이 하셨는데. 17대 때 비례대표로 입성했다가 잠깐 쉬고, 20대 때 재기해서 법사위 활동을 많이 했는데. 유명한 어록 있잖아요. 저도 법조가족입니다. 다들 알잖아요. 사법고시 하고 오히려 투옥해서 3년 동안 감방 생활한 것도 다 알고 있는데. 법무부장관 앞에 두고 저도 법조가족입니다, 그래서 무슨 소리인가 했는데. 제가 재판을 하도 많이 받아서요. 항상 저도 법조가족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니까 얼마나. 웃음이 있지만 딱 촌철살인의 평을 할 수 있는 사람 아닙니까. 청문회 열릴 때마다 노회찬 의원은 하여튼 스타였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그야말로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기사의 제목이 되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랬죠.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고등학교 동기동창인데. 이런 얘기를 했어요. 내 친구들은 전부 공부는 잘 했는데, 머리는 좋은데 전부 야당이라고. 그게 노회찬 의원과 이종걸 의원 때문에 그렇거든요. 황교안 전 총리를 가장 괴롭히고 곤혹스럽게 했던 고등학교 친구들도 사실은 다 그런 이종걸, 노회찬. 이런 분들이었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몇 해 전 노회찬 의원 인터뷰를 할 때. 여러 번 했습니다만. 한 번은 노회찬 의원은 부산 출신이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첼로를 배웠어요. 사실 어떻게 보면 부르주아 집안 출신의 노동운동가였는데. 황교안 전 총리는 고검장 시절에 색소폰을 공부했고, 이종걸 의원은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 공부를 했고. 그래서 세 분이서 밴드 한번 해보라고 했더니 한 번 해보겠다고 하시더니. 결국은 성사가 안 됐었는데.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정치적으로 서로 친한 사이는 아니죠. 왜냐하면 노선이 너무 달랐고. 이종걸 의원과 노회찬 의원이 같은 야당이라고는 하지만. 노회찬 의원은 민주노동당에서 시작해서 정의당까지 서민 경제를 위한, 서민들을 위한 반재벌 정책을 바꾸지 않았던 노선과 정체성에 있어서는 노회찬 의원을 따라갈 사람은 없었던 것이고. 황교안 총리는 아시다시피 구 여권 인사니까 정치적 성향은 서로 다르기는 하죠. 저희 방송 입장에서는 노회찬 의원은 항상 섭외 1순위였잖아요. 노회찬 의원만 섭외되면 일단 청취자들, 시청자들이 열광했으니까.

▷ 김성준/진행자:

어떤 현안이든 간에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같이 저희가 방송하면서 이 분이 정말 머리가 좋다고 느꼈던 부분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물어봤는지는 모르겠는데, 발 크기가 어떻게 되느냐가 주제가 된 적이 있어요. 1초도, 0.1초도 생각 안 하고 제 발 크기요? 신발 사이즈와 같습니다. 이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신발 사이즈는 몇이신가요 했더니 양말 사이즈와 같습니다. 그러시더라고요. 끝내 숫자를 얘기하지 않고도 계속 말을 이어나가는, 정말 재주가 있었다는 것. 그 때 제 질문은 그것이었거든요.

정의당이 노회찬 의원 덕분에 이미지는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지지율만 보면 너무 지지부진하다. 정당에 과연 희망이 있느냐. 이런 질문을 아프게 직설적으로 했더니 씩 웃으시며 대답을 그렇게 하시더라고요. 지금은 그런데요. 지금 바깥의 날씨가 춥잖아요. 그런데 곧 봄 옵니다. 봄철 오면 바깥의 기온처럼 정의당 지지율 쭉쭉 올라가서 대선 치루는 5월달이 되면 아마 섭씨 20도쯤 되고, 한 20%쯤 되지 않을까 믿습니다. 이런 식으로 대답을 하는 것을 보면서. 저것도 참 재주다. 저런 해학과 재치 있는 답변을 하는 것도, 생각해서 준비하지 않고 술술 나오는 것은 방송 입장에서는 참 대단한 재주를 가졌던 분이죠. 그래서 지금 이번의 비극적인 사건 나오기 전에 종편에서 유시민 작가를 대신해서 투입될 정도로 방송가에서는 빅스타였죠.

▷ 김성준/진행자:

그렇죠. 그나저나 이 드루킹 특검은 이렇게 되면 사실 수사도 쉽게 안 되고, 첫 영장도 기각되고. 또 노회찬 의원이 이렇게 되면서 앞으로 갈 길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렇습니다. 그렇기는 합니다만 특검 브리핑 내용을 보니까 애도는 하지만 수사는 계속한다는 것이고요. 유서의 내용을 보면. 유서 있다고 했을 때 처음 반응은 딱 두 가지잖아요. 무엇일까. 둘 중 하나 아니겠습니까. 억울하다와 미안하다. 그런데 유서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미안하다 아닙니까. 돈은 받았지만 대가성이나 청탁은 없었다. 이런 얘기라면 결국 미안하다는 것이고. 핵심은 두 가지인데. 정의당으로 연결됐는가, 안 됐는가. 전체적으로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보면 정의당으로 연결된 것 같지는 않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왜냐하면 정의당 내에서는 노회찬이 아니라고 하는 것으로 봐서 우리는 믿는다고 했거든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요. 그런 것으로 봐서는 돈 5,000만 원의 용처는 노회찬 의원에서 끝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고. 두 번째 핵심은, 그렇다면. 드루킹 측에서 노회찬 의원에게 전달한 돈 5,000만 원의 원처는 어디냐는 거예요. 드루킹이 돈을 대가로 받은 것이 아니라 드루킹이 정치권에 뿌린 돈을 역산해보면 돈이 꽤 됩니다. 그 돈의 전주는 누구냐. 이 사건이 드루킹 사건 특검이 파헤쳐야 될 핵심이고 본질이라고 보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정리하죠. 정의당은 노회찬 전 원내대표의 장례를 정당장으로, 5일장으로 치루기로 했고요. 장례위원장에는 이정미 대표가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합니다. 참 우리 진보 정치의 큰 기둥 하나가 사라진 것 같다는 큰 아쉬움 속에서 다시 한번 명복을 빌겠습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네. 오늘은 우리 정치에서 슬픈 날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SBS 원일희 논설위원과 함께했습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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