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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지라도 단속"…여의도 '너구리 골목' 오명 벗을까

<앵커>

증권사들이 밀집한 서울 여의도의 한 골목길이 흡연자들 때문에 '너구리 골목'으로 불려왔습니다. 그동안은 사유지라 단속이 어려웠는데 조만간 변화가 예상됩니다.

정혜경 기자입니다.

<기자>

9개 고층 빌딩 숲 사이 폭 3m, 길이 200m 남짓한 좁은 길목. 여의도 증권길입니다.

원래 주변 직장인들의 쉼터 같은 길이었는데 지금은 흡연자들의 천국입니다.

[흡연자 : (담배) 피울 곳이 없어요. 흡연 부스는 너무 작아서 담배 피우러 들어갔다가 토하고 나오고 거의 그 지경이에요.]

수북한 담배꽁초에 자욱한 연기로 몸살을 앓습니다.

곳곳에 설치된 금연표지판이 무색합니다.

[최수진/서울 송파구 : (연기 때문에) 많이 불편해서 돌아서 가는 편이에요. 이 길로 안 가고.]

여의도의 상징 거리가 피하고 싶은 길이 되자, 금융당국까지 나섰습니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에 직원들 거리흡연을 자제시키고 흡연 부스를 늘리는 등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변화가 없자 영등포구청에 단속을 요청했는데 구청은 권한이 없는 상황입니다.

흡연 단속은 공용부지만 할 수 있는데 이곳은 9개 건물이 보행자 편의를 위해 담장을 치웠을 뿐 빌딩에 속한 사유지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대근/건물 청소 근로자 : 여기는 이 선 가운데로 해서 이쪽, 이쪽 (담당이 나누어져 있어요.) 조금이라도 (청소) 안 하면 엄청 지저분해지죠.]

민원이 속출하자 영등포구청은 오는 9월에 사유지 내 보행로도 단속 구간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할 방침입니다.

이렇게 되면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사유지에서도 흡연 단속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금융도시 여의도를 상징하는 이 길이 '너구리 골목'의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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