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대법, 독일 체류중인 푸지데몬의 유럽체포영장 취소

스페인 법원이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을 추진했다가 검찰의 '반역죄' 수사망에 올라 해외로 도피한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수반에 대한 유럽연합 체포영장을 취소했습니다.

스페인 대법원은 푸지데몬 등 총 6명의 해외 체류 카탈루냐 분리주의 정치인들에 대한 유럽 및 국제 체포영장을 취소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푸지데몬 전 수반은 지난 3월 말 핀란드에서 덴마크와 독일을 거쳐 벨기에로 가려다 독일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독일 검찰은 반역 및 횡령 혐의로 유럽연합(EU) 내 체포영장이 발부된 푸지데몬 전 수반을 상대로 범죄인 인도 영장을 청구했으나 독일 법원은 지난 4월 이를 기각하고 그를 보석으로 석방했습니다.

독일 법원은 푸지데몬의 혐의가 폭력과 협박을 동반해야 성립하는 독일 형법의 반역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하고, 공금유용 혐의만을 심리해 이 혐의로 스페인으로의 송환을 결정했습니다.

유럽연합(EU) 사법체계에 따르면 다른 국가로부터 특정 혐의로 범죄인을 인도받은 국가는 향후 처벌 과정에서 해당 혐의만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스페인 당국이 푸지데몬 전 수반을 상대로 자국에서 반역 혐의로 형사절차를 진행할 수 없게 되자 대법원이 아예 영장 자체를 취소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베를린에서 스페인으로의 송환을 기다리던 푸지데몬은 본인이 스스로 귀국하지 않는 한, 반역죄 혐의에 따른 스페인 송환을 계속 피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만, 푸지데몬 등 분리주의 정치인들을 상대로 반역죄와 공금유용 혐의로 발부된 스페인 국내 체포영장의 효력은 그대로 유효합니다.

따라서 이들은 귀국 즉시 당국에 체포될 수 있습니다.

푸지데몬은 법원의 이날 결정에 대해 트위터에 "이 사안의 법적인 취약함을 극명히 보여주는 일"이라며 환영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