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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 요동치는 지구촌 날씨 원인은?

안영인 기자 youngin@sbs.co.kr

작성 2018.07.19 08:00 수정 2018.07.31 16:3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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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 요동치는 지구촌 날씨 원인은?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에 지구촌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11일 예년보다 10일에서 2주 정도나 일찍 시작된 한반도 폭염은 1주일이 넘었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상청은 적어도 이달 말까지, 길게는 8월 중순까지 한 달 이상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역대 최고 폭염인 지난 1994년 폭염 못지않은 폭염이 올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요동치는 날씨는 단지 한반도뿐이 아니다.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일본 남서부지역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6월 28일부터 7월 8일까지 고치현 야나세 지역에 1852.5mm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것을 비롯해 일본 남서부 곳곳에서 1000mm가 넘는 큰 비가 내렸다. 특히 야나세 지역에는 단 이틀 동안 1025mm라는 물폭탄이 떨어지기도 했다. 기록적인 폭우 뒤에는 곧바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졌다. 지난 16일 기후현 이비가외초의 최고기온이 39.3℃까지 올라가는 등 곳곳의 기온이 38℃를 넘어섰고 18일에는 기후현 다지미시의 기온이 40.7℃까지 치솟았다.

한반도와 일본뿐 아니라 북반구 곳곳이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28일 중동의 오만(Oman)에 있는 작은 해안 마을인 쿠리야트(Quriyat)의 24시간 최저 기온은 42.6℃를 기록했다. 밤사이 최저 기온이 25℃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때를 열대야라고 부른다. 최저기온이 30℃를 넘어서면 '초열대야'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루 최저 기온 42.6℃는 상상하기 어렵다. 세계기상기구는 42.6℃는 지금까지 온도계로 관측된 최저기온 가운데 가장 높은 기온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상 최악의 폭염아프리카에서도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났다. 지난 5일 알제리 사하라사막(Quargla)에서는 51℃가 관측됐다. 세계기상기구는 알제리에서 관측된 역대 최고기온 가운데 가장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프리카 지역의 최고 기온은 1931년 튀니지(Tunisia)에서 기록된 55℃지만 세계기상기구는 1931년 당시 아프리카 지역의 관측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서부 지역도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막지역인 데스밸리(Death Valley, Furnace Creek)에서는 52.0℃가 기록됐다. 데스밸리는 지난 1913년 7월 10일 공식기록으로는 지구 상에서 가장 높은 56.7℃가 관측된 곳이기도 하다. 지난 7일 로스앤젤레스 근처의 치노(Chino)에서도 48.9℃가 관측됐고, 버뱅크(Burbank) 공항에서도 45.6℃가 기록됐다.

캐나다지역에서도 날씨가 요동치고 있다. 퀘벡지역에서는 폭염에 습도까지 높아 지난 7월 초까지 19명이 사망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캐나다에서는 폭염뿐 아니라 때 아닌 한파도 몰아쳤다. 캐나다 동부지역(Nova Scotia)에서는 기온이 영하 1℃까지 떨어지고 눈보라까지 몰아쳤다고 세계기상기구는 전하고 있다.

시베리아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6월 기록적으로 기온이 높았던 시베리아 북부지역은 7월까지 예년보다 7℃ 이상 높은 고온현상이 나타났다. 고온현상이 이어지면서 시베리아 북부지역에서는 산불과 전력공급, 운송에까지 비상이 걸렸다. 유럽에서는 폭염과 함께 가뭄이 기승을 부렸다. 북유럽 일부 지역은 지난 6월이 기상관측사상 가장 덮고 건조했던 달로 기록됐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는 지난 6월이 사상 두 번째로 더운 6월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유럽지역의 폭염은 7월에도 이어져 노르웨이와 핀란드, 스웨덴 등은 최근까지도 기록적인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올여름 북반구 곳곳에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나면서 라니냐(La Nina)가 발생하면 여름철에 이상 고온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그동안의 주장도 설자리를 잃게 됐다. 일반적으로 적도 태평양의 바닷물 온도가 예년보다 낮은 라니냐가 발생하면 북반구 지역에서는 이상 고온현상이 잘 나타나지 않았는데 올해는 라니냐가 발생한 해 가운데 가장 뜨거웠던 해로 기록될 것으로 세계기상기구는 보고 있다.

● 원인은 열돔 현상과 기후변화

올여름 북반구 곳곳에 나타나고 있는 폭염은 일단 각각의 지역에 나타난 열돔(Heat Dome) 현상으로 보고 있다. 열돔 현상은 5~12km 상공인 대류권 중상층에 뜨거운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마치 솥뚜껑처럼 공기를 가둬두는 현상이다. 대류권 중상층에서 발달한 고기압은 아래로 뜨거운 공기를 내려 보내고 여기에 땅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열기까지 더해져 폭염이 발생하는 것이다. 대류권 하층부터 상층까지 2층으로 고기압이 자리하면 맑은 하늘이 드러나는데 맑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살까지 더해져 폭염이 더욱 강해지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최근 유라시아 대륙이 평년보다 뜨겁게 가열되면서 대류권 상층에 고온 건조한 티베트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했고 이 티베트 고기압이 예년보다 일찍 한반도 부근으로 확장하면서 한반도 대류권 상층으로 뜨거운 공기가 지속적으로 들어왔다. 또한 대류권 중하층에서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면서 계속해서 덥고 습한 공기가 들어오고 있다. 한반도 상공에 뜨거운 열기둥, 열돔이 만들어진 것이다. 또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강한 일사 효과까지 더해져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폭염하지만 올 여름 북반구 곳곳에 열돔이 왜 만들어 졌는지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겉으로 나타나는 것은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 고기압이 동서방향으로 강하게 발달하고 강한 편서풍인 제트기류가 예년에 비해 북쪽으로 치우쳐 통과하면서 북쪽의 찬 공기가 중위도지역으로 제대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일부지역에서는 블로킹(blocking) 같은 저지고기압에 막혀 공기가 정체되거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기후변화도 북반구 곳곳에서 발생하는 폭염과 폭우 같은 기상이변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하나하나의 폭염과 폭우를 기후변화와 직접 연결시켜 구체적으로 인과관계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지만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기온상승,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해 이 같은 기상이변이 증가하는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우리나라 기상 관측사상 역대 최고 기온은 40도다. 1942년 8월 1일 대구에서 기록됐다. 많은 지역의 최고 기온은 역대 최고 폭염으로 기록된 1994년에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1994년 7월 24일 38.4도까지 올라갔고, 영천과 밀양의 경우는 같은 해 7월 20일 39.4도까지 올라갔다. 1994년에는 일 최고기온이 33℃ 이상 올라가는 폭염도 전국 평균 33.1일이나 발생했다. 당연히 역대 1위다.

올 여름 폭염이 지난 1994년 역대 최고 폭염을 넘어설지는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1994년에 못지않은 폭염을 예상하고 있지만 기상청은 1994년 폭염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더운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쪽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저지고기압이 현재로서는 1994년처럼 강하게 발달하지 않은 것이 한 이유다. 하지만 지난 1994년과 올해 모두 장마가 일찍 끝나고 폭염이 일찍 시작된 점은 매우 비슷하다. 또 한반도 상공에 뜨거운 고기압이 만든 열돔이 만들어져 있는 것도 비슷하다. 올 여름 폭염이 역대 최고 폭염이 될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역대 최고의 폭염은 아니더라도 역대 순위 안에 들어가는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기상청은 8월 중순까지 앞으로도 한 달 이상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참고문헌>

* WMO, July sees extreme precipitation and h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