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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보물창고 '금단의 문' 처음 열렸다

국립중앙박물관 보물창고 '금단의 문' 처음 열렸다
▲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수장고 언론공개 행사에서 기자들이 박진우 학예연구실 유물관리부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날 용산 부지 이전 이후 처음으로 전체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공개행사를 가졌다. 

유물 20만여 건을 보유한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가 2005년 용산 이전 개관 이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7일 배기동 관장 취임 1주년 간담회에 앞서 수장고 일부와 열람실, 보존과학실로 기자들을 안내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보물창고라고 할 수 있는 수장고는 사무동 로비에서 보존과학실로 이어지는 길을 지나 높고 육중한 철문을 열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파란색 덧신을 신고 들어가자 길이가 100m에 이르는 또 다른 긴 복도가 보였습니다.

복도 양옆에 수장고 19개가 있고,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 수장고 2개가 있습니다.

이날 기자들에게 관람이 허용된 곳은 도자기를 보관하는 3번 수장고입니다.

박진우 국립중앙박물관 유물관리부장은 3번 수장고 전실(前室)에서 "지금까지 보안장치 7개를 해제하고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보안장치 2개를 더 풀어야 비로소 유물 앞에 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침내 도달한 수장고는 나무로 짠 격납장으로 가득했습니다.

뼈대는 미송, 판재는 오동나무로 만든 격납장은 모두 218개.

격납장 안에는 각양각색 도자기가 고유한 유물 번호 앞에 놓여 있었습니다.

박 부장은 "격납장은 금속제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전통적인 맞춤 방식인 결구(結構)로 완성했다"며 "접착제도 환경에 무해한 것을 썼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수장고 바닥은 너도밤나무 재질"이라며 "각각의 수장고는 유물 종류가 다른데, 도자기를 보관하는 수장고는 20도를 기준으로 16도에서 24도 사이를 유지하고 습도는 50% 내외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습도는 수장고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금속유물 수장고는 습도가 높으면 녹이 슬기 때문에 40∼45%로 설정하고, 종이류 유물을 보관하는 수장고는 공기에 수분이 적으면 마르는 탓에 습도를 60% 정도로 유지합니다.

박 부장은 "수장고에는 전시를 준비하거나 전시를 마친 유물이 모두 있다"며 "3수장고에는 약 7만2천 점이 있는데, 학예사들은 스마트폰 프로그램에 유물 번호를 입력하면 정확한 위치를 금방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국립중앙박물관 유물 수장률은 약 80%"라며 "수장고는 처음부터 2층을 만들 수 있도록 높이를 약 6m로 지었는데, 내년부터 내후년까지 4개 수장고를 복층으로 바꾸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중앙박물관은 올해 신설한 수장고 열람실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석사학위 논문을 작성하는 연구자부터 이용할 수 있는 열람실은 면적이 130㎡에 이릅니다.

기존에는 넓이가 20㎡인 작은 열람실 2개밖에 없었습니다.

천주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사전에 신청하면 전시 중이거나 전시를 막 마친 유물을 제외하면 국보든 보물이든 모두 볼 수 있다"며 "한 번에 최대 3시간 동안 유물을 열람할 수 있고,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천 연구관은 "다만 열람자는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해야 하고, 직원 안내를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수장고와 사무동 로비 사이에 있는 보존과학실에서는 지난해 들여온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독일에서 만든 이 장비는 가격이 17억원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CT보다 성능이 뛰어납니다.

유혜선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장은 "평면 사진만 얻을 수 있는 X레이와 달리 CT를 활용하면 삼차원 시각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며 "나무로 만든 불상은 안쪽에 벌레가 파먹은 자리도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유 부장은 "CT 장비를 활용하면 유물의 진위를 판별하는 것은 물론 제작 과정과 상태도 알 수 있다"며 "장비를 보강해서 유물을 잘 보존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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