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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비니 이탈리아 내무, 난민구조한 자국 상선에도 "입항 못해"

주변국과 국제기구, 인권 단체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경 난민정책을 일관되게 밀어붙이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 겸 부총리가 이번에는 지중해에서 난민을 구조한 자국 상선의 입항도 거부했습니다.

이탈리아 석유굴착장치 예인선인 '보스 탈라싸'는 9일 저녁(현지시간) 리비아 연안에서 아프리카 난민 60여 명을 구조했습니다.

내무부 관계자는 그러나 살비니 장관이 이 배가 난민들을 내려놓기 위해 이탈리아 항만에 진입하는 것을 불허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탈리아가 난민을 구조한 자국 선박에 대해서도 입항 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져, 향후 난민 정책이 더 강경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살비니 장관은 이미 지중해에서 난민 구조 활동을 펼치는 외국 비정부기구(NGO)의 선박에 대해 이탈리아 항만 진입 금지령을 내린 데 이어 지난 8일에는 난민 구조에 참여한 유럽연합(EU) 해군 함정의 이탈리아 입항도 거부할 방침이라고 천명한 바 있습니다.

살비니 장관은 리비아 해안경비대가 위험에 빠진 난민들을 구하기 위해 출동했다고 공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스 탈라싸' 호가 리비아 측의 임무를 가로챘다며 짜증을 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내무부 관계자는 "리비아가 난민 구조를 위한 조치에 착수했다면,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조차 리비아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 살비니 장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살비니 장관은 유럽으로 오고자 북아프리카를 떠난 난민들이 리비아 연안에서 조난당할 경우 리비아 해안경비대가 이들을 구조해 다시 리비아로 데려가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닐로 토리넬리 이탈리아 교통부 장관은 이 상선에 의해 구조된 난민들이 추후 이탈리아 해안경비대 선박에 옮겨졌으며, 곧 이탈리아 항구에 입항할 것이라고 발표해 살비니 장관과 엇박자를 냈습니다.

해안경비대와 항만 관리의 주무 부처인 교통부가 내무부와 다른 방침을 밝히자, 정부 부처 내에 난민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토리넬리 장관은 구조된 난민들 가운데 일부가 '보스 탈라싸'의 승선원들의 목숨을 위협했기 때문에, 해안경비대가 출동해 이들을 인계받은 것이라며 "살비니 장관에게 이런 점을 충분히 설명해 오해를 풀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는 난민들이 이탈리아 항구로 들어오면 소동을 일으킨 사람들을 조사해 처벌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구조된 난민 가운데에는 여성 3명, 미성년자 6명이 포함돼 있다고 공영 방송 RAI 뉴스 등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은 이 배에 구조된 난민들은 대부분이 파키스탄, 수단, 리비아 출신이며, 승선원을 협박한 사람은 가나와 수단인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살비니 장관은 오는 12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독일, 오스트리아 내무장관과 회동해 난민 문제의 공동 대처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이탈리아에서 자국으로 이동한 난민들을 이탈리아로 송환하길 희망하고 있으나, 살비니 장관은 10일 일간 일 메사제로와 회견에서 "이탈리아는 다른 나라로 떠난 사람들을 다시 받아들일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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