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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차기 정권 '불간섭 외교' 선언…"베네수엘라 개입 안 해"

멕시코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차기 정권이 불간섭주의 외교 노선을 걷겠다고 선언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부 장관 내정자는 9일(현지시간) 라디오 포르물라와 인터뷰에서 "멕시코는 불간섭주의 외교 정책을 채택할 것"이라면서 "현재로선 우리가 이 정책을 포기하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에브라르드 장관 내정자는 "(불간섭주의 노선은) 우리가 베네수엘라 등 특정 국가나 다른 국가의 상황에 대해 염려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어떻게 최선의 기여와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간섭주의 원칙은 반정부 시위로 수많은 사상자가 난 니카라과에도 확대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기 정권이 엔리케 페냐 니에토 현 정권과 달리 정국혼란을 겪는 베네수엘라나 니카라과 등 중남미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 외교 노선으로 전환하겠다고 피력한 것이다.

이는 1930년대 이후 멕시코가 전통적으로 취해온 '에스트라다 독트린'으로 회귀하겠다는 암로의 의지와 궤를 같이한다.

에스트라다 독트린은 멕시코가 미국의 간섭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이유로 외국 정부를 심판하는 것에 반대하는 외교 노선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일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에서 한 대선 승리 연설을 통해 "우리는 모든 지구인과 정부의 친구가 될 것"이라며 "불간섭주의, 자주적 결정, 평화로운 분쟁 해결의 원칙은 다시 적용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니에토 정권은 그간 민주주의 훼손과 독재를 이유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비난하며 제재의 선봉에 서 있는 미국과 보조를 맞춰왔다.

멕시코는 베네수엘라 정국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캐나다를 비롯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미주 14개국이 지난해 구성한 외교 모임의 일원으로 활동해왔다.

리마 그룹은 지난 5월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이 자유롭고 공정하지 못했다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멕시코는 또 중미 이민자들의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왔다.

멕시코 차기 정권은 불간섭주의 외교 노선 채택에도 미국과 우호적인 협력 관계는 유지할 방침이다.

에브라르드 내정자는 "우리가 그동안 미국 정부로부터 받아온 대우는 형편없었다"면서 "그렇지만 우리는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어떤 분야라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오는 13일 멕시코를 방문해 암로를 만난다.

양측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개정 협상, 국경장벽 등의 문제로 경색된 양국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한편 암로는 이날 산업계와 간담회를 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국내 정유시설 개선과 확충에 힘입어 국내 연료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3년 후에 연료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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