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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김정은이 통일 농구 장내 MC로 콕 짚었다고요?"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고희경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7월 9일 (월)
■ 대담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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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북 하루 전 연락… 거짓말인 줄 알아
- 평양 첫인상, 쾌청하고 아주 깨끗한 도시
- 조미료 안 쓰는 북한 음식, 먹은 뒤 속이 편해
- 북한 농구 용어 입에 붙지 않아 고생
- 응원곡 "우리 소원은 통일"… 북한 주민도 호응
- 생소한 북한 단어 '남새'… 의미는 채소
- 남측에서도 남북 경기 치른다는 얘기 오가


▷ 고희경/진행자:

지난주 평양에서 남북한 농구 대표팀이 만나서 통일 농구 대회를 열었었죠. 애초에 방북단 규모가 100명이었는데, 출발 하루 전에 북측이 직접 요청해서 한 명이 더 추가됐다고 합니다. 바로 이 101번째의 주인공을 직접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19년 차 경력의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입니다. 안녕하세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고희경/진행자:

먼저 농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목소리가 익숙하실 텐데. 아닌 분들을 위해서 잠깐 소개 좀 해주실래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예. 안녕하세요. 저는 19년 차 농구 전문 스포츠 장내 아나운서 박종민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101번째로 방북단에 합류해서 평양 남북통일농구를 진행하고 왔습니다.

▷ 고희경/진행자:

방북 하루 전에 연락을 받으셨다면서요. 기분이 어떠셨어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처음에는 거짓말인 줄 알았어요. 하루 전에 방북이 가능한 것은 아닌 것 같아서.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진담이더라고요. 그래서 깜짝 놀랐죠.

▷ 고희경/진행자:

가족들도 많이 놀랐겠어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어머니도 놀라셨죠. 갑자기 내일 당장 간다니까. 조심히 잘 갔다 오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 고희경/진행자: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김정은 위원장이 박 아나운서를 콕 집어서, 이 사람을 데리고 와라. 이랬다는 것 아니에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그것은 정확한 내용은 모르겠고요. 제가 듣기로는 6시경에 북측에서 통문을 보냈대요. 장내 MC가 필요하다, 보내달라. 그래서 저는 그렇게 대한민국 농구협회 쪽으로 연락을 받고, 통일부의 승인을 받고 넘어간 것이거든요.

▷ 고희경/진행자:

그런데 그동안 기사에는 박종민 아나운서를 콕 짚었다고 나오던데.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그런데 저도 그게 가능한 일인지 몰라서. 그 기사를 보기는 봤는데요.

▷ 고희경/진행자:

당사자 본인은 도리어 잘 모르시는군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예. 자세한 내용은 저도, 너무 급작스럽게 일어난 일이어서요.

▷ 고희경/진행자:

그러셨구나. 평양을 가보니까 첫인상이 어땠어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굉장히 쾌청했어요. 깨끗했고요. 도시가 굉장히 깨끗했습니다.

▷ 고희경/진행자:

주민들 표정은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주민들 표정을 제가 버스 안에서만 봐서 자세한 표정은 못 봤는데. 저희가 지나가는 차량들을 굉장히 신기하게 바라보기는 하더라고요.

▷ 고희경/진행자:

차림새나 이런 것은 볼 수 있죠?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저희가 방송에서 봤던 그런 느낌은 아니었고요. 좀 깔끔했어요. 교복 입은 학생들도 많았고, 평상복 입은 시민들도 많았는데. 좀 깔끔한 옷차림이었다는 느낌.

▷ 고희경/진행자: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셨어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일단 호텔에서 주로 식사를 했고요. 그다음에 첫째 날 옥류관에서 환영 만찬이 있었고. 돌아오는 전날 만경대 인민문화궁전인가요, 거기서 만찬이 있었고요.

▷ 고희경/진행자:

맛있게 해주던가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맛있었습니다. 북측은 음식에 조미료를 안 쓴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속이 굉장히 편했던 것으로 기억이 들어요. 그리고 많은 분이 평양냉면에 대해서 물어보시는데. 국내에서 먹었던 평양냉면과 좀 달랐습니다.

▷ 고희경/진행자:

어떻게 다릅니까?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일단 육수에 간이 좀 돼 있고요. 그리고 그쪽 안내해주시는 분들이 설명해 주시기를 면에 식초를 뿌리고, 기호에 맞게 겨자, 양념, 간장, 고춧가루 등을 추가해서 드시라. 이렇게 설명을 해주시더라고요.

▷ 고희경/진행자:

일단 먹는 방식 자체가 우리와 다르군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예. 그랬던 것 같아요.

▷ 고희경/진행자:

진행을 19년 동안 하셨으니까 베테랑인데. 북한에서 경기 진행하시면서 그래도 어려웠던 점은 없나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일단 영어를 못 쓰게 되니까. 농구 용어는 다 영어니까요. 영어를 못 쓰게 되니까 그게 조금 어려웠는데. 제가 북측에 요청을 드려서, 북측에서 쓰는 용어들을 알려 달라. 그래서 그것을 보면서 진행을 했죠. 나오는 상황마다.

▷ 고희경/진행자:

그런데 실수로 영어가 나오고 그러지는 않으셨어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둘째 날 경기 때 두세 번 정도 나왔습니다.

▷ 고희경/진행자:

그래요? 북한에서 뭐라고 안 하던가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못 알아듣는 것 같았습니다.

▷ 고희경/진행자:

그래요? 그러면 지금 북한식 용어만 써서 한 번, 실례가 안 된다면 경기장에서 했던 멘트 한 번 간단하게 해주실 수 있나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그럴까요? 청팀의 20번 선수, 개별 선수 반칙입니다. 개별 선수 반칙으로 벌 넣기 2개가 주어지겠습니다. 공격은 단선에서 홍팀의 공격으로 진행되겠습니다. 이런 식입니다.

▷ 고희경/진행자:

그런데 실제로 하실 때도 그렇게 천천히 하신 것은 아니죠?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그렇죠. 급박하게 갔죠.

▷ 고희경/진행자:

아직 북한식 용어가 익숙하지 않으신 것 같아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그렇죠. 익숙하지 않죠. 만약 영어로 진행하면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겠는데. 용어들이 좀 입에 붙지 않아서.

▷ 고희경/진행자:

우리나라에서는 중간에 음악도 틀고, 관객들 흥도 돋우고, 재미있는 얘기도 하고 그러신다면서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그렇죠. 음악도 나오고, 치어리더 공연도 있고, 관중들과 호흡하는 이벤트도 있고. 그렇게 진행하죠.

▷ 고희경/진행자:

평양에서는 어떻게 하셨어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평양에서는 솔직히 저희가 준비해간 음악이 있었어요. 케이팝 위주로 30곡 정도 담아갔었는데. 그것을 들어보시더니 이건 못 틀겠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정확한 이유는 듣지 못했고요. 그래서 1쿼터 끝나고 2쿼터 시작하기 중간 시간에 북측 노래 뮤직비디오를 전광판에서 틀어주더라고요.

▷ 고희경/진행자:

북측의 뮤직비디오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예. 반갑습니다, 우리 소원은 통일, 통일 무지개. 이런 노래들. 그런 노래들을 틀어주셨어요.

▷ 고희경/진행자:

굉장히 건전한 분위기였겠네요. 그렇게 해도 흥이 나나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사람들이 다 박수 치면서 따라 부르더라고요.

▷ 고희경/진행자:

저희가 TV 화면 영상으로도 봤지만 북한은 응원 분위기, 응원 도구 같은 것도 우리랑은 다르죠?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막대 풍선을 들고 응원을 했는데요. 저희가 예전에 쓰던 비닐 재질로 된 일회용 막대 풍선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는 응원단장이라고 하는데 그쪽에서 응원대장이라는 분 두 분이 올라오셔서 응원 리딩을 하시더라고요.

▷ 고희경/진행자:

치어리더 이런 것은 없고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그런 것은 없었습니다.

▷ 고희경/진행자:

네. 이제 경기 외적으로 진행하시는 북측 분들이나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누실 수는 없었나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많이 나누지는 못했는데요. 그래도 꾸준히 대화는 나눴던 것 같아요. 제가 여쭤보는 질문에도 대답 잘 해주셨고. 저에게 물어보시는 것도 있었고.

▷ 고희경/진행자:

그러면 나눈 대화 중에 인상적인 것 좀 소개해 주시죠.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그쪽 분이 저에게 뭐라고 하셨냐면. 지금 남측의 경제가 어렵다는데 상황이 어떻습니까? 이런 것을 물어보더라고요.

▷ 고희경/진행자:

어려운 질문이네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그래서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말았거든요. 이런 상황들을 왜 저에게 질문할까, 의도가 무엇일까 하는 느낌도 좀 받았었고.

▷ 고희경/진행자: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시는군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그런 질문을 하기 쉽지 않잖아요.

▷ 고희경/진행자:

그렇죠. 경제 상황을 질문하기는 어렵죠.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그리고 아직 선수도 만나보지 못했는데 북측이 이길 것 같냐, 남측이 이길 것 같냐. 이런 것도 물어보시고. 그런 류의 질문들을 많이 하시고. 제가 궁금했던 것들, 단어가 생소하니까 이것은 무슨 뜻이냐고 여쭤봤던 것에 대해서 대답 잘 해주셨고요.

▷ 고희경/진행자:

가장 생소한 단어가 어떤 것이셨어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남새요.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과일 남새 상점 이렇게 돼 있길래. 저 남새는 뭘까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까 채소더라고요.

▷ 고희경/진행자:

예. 남새, 채소.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메뉴판에도 남새 볶음이라고 있어요. 되게 궁금했었는데 그게 채소라는 뜻이더라고요.

▷ 고희경/진행자:

다시 경기로 좀 돌아가서. 지금 우리가 아무리 친선경기라지만. 우리 팀이 이겼을 때는 약간 더 분위기 파악하시기 힘드시겠어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힘들었죠. 이것을 똑같은 톤으로 해야 되는 건가, 아니면 북측이 넣었을 때 좋아해야 하나. 그런 갈등이 좀 많아서요. 중립 경기식으로 진행을 해드렸어요. 양 팀 똑같이. 그렇게 진행했던 것 같아요.

▷ 고희경/진행자:

예. 북측 선수단이 거꾸로 서울로 와서 경기를 치를 것이다. 이런 얘기들도 있던데 들으신 얘기가 있나요?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일정은 안 나온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에서도 경기를 진행한다는 얘기는 계속 오갔어요.

▷ 고희경/진행자:

예. 오늘(9일) 연결 감사합니다.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

예. 고맙습니다.

▷ 고희경/진행자:

지금까지 평양에서 남북통일농구 경기를 진행하고 돌아온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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