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포켓서 껴안고 "형님 먼저"…기적을 만든 동료애

<앵커>

어제(8일) 군산 어청도 앞바다에서 어선이 뒤집혀 1명이 실종되고 4명이 구조됐습니다. 뒤집어진 배 안쪽에 공기가 모이는 이른바 에어포켓에서 서로 껴안고 버틴 덕분에 네 명은 목숨을 구했습니다.

JTV 오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7.9t급 새우잡이 배가 예인선 밧줄에 걸려 뒤집힌 건 어제 저녁 7시 10분쯤.

[군산해양경찰 구조대 : 몇 명 있어요? 사람 수대로 두드려 주세요! (탕탕탕탕.)]

4번의 울림, 4명의 생존이 확인된 순간입니다.

[군산해양경찰 구조대 : 살 수 있으니까 조금만 참아주세요! 무섭겠지만 조금만 참아주세요! 2분 뒤면 옵니다. 2분!]

4명의 선원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건 이른바 에어포켓 덕분입니다.

뒤집어진 배 안쪽에 공기가 있는 이른바 에어포켓에 모여 체온이 떨어지는 걸 막기 위해 서로 껴안고 버텼습니다.

[서모 씨/생존 선원 : 물만 안 차오르길 바랐죠.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둘이나 있으니까…춥다니까 서로 껴안고 있었죠.]

칠흑 같은 어둠을 헤치고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도 선원들은 가장 나이가 많은 형님을 먼저 꺼내 달라며 마지막까지 동료애를 발휘했습니다.

[김효철/군산해양경찰서 경비구조과 : 앞에 계신 분이 나이 가장 많은 분이니까 그분 먼저 빠르게 모시고 나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쉰아홉 맏형부터 마흔둘 막내까지 선원 넷이 차례대로 구조된 건 배가 뒤집힌 지 2시간 18분 만이었습니다.

생존자들은 저체온증을 호소했지만 건강에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께 배에 올랐던 선장 56살 권 모 씨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동녕 JTV, 화면제공 : 군산해양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