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발사르탄' 위탁 제조로 더 퍼졌다…장기복용 영향은?

<앵커>

이번에 문제가 된 건 중국 회사가 만든 발사르탄이라는 고혈압 치료제 성분입니다. 제조 공정에서 발암 의심 물질이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데 수입량이 그다지 많지 않은데도 많은 고혈압약에 쓰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남주현 기자가 설명하겠습니다.

<기자>

발사르탄은 스위스 제약사가 개발한 고혈압 치료제의 성분으로 그 자체는 문제가 없습니다.

2012년 특허가 끝나면서 복제약들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이 성분을 쓰고 있는 약만도 현재 500종이 넘습니다.

식약처는 중국 제지앙 화하이사가 일부 제조 공정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라는 독성 강한 물질이 불순물로 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은 WHO의 국제암연구소가 잠재적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주로 간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병무/성균관대 약학과 교수 : 간암뿐만 아니라 여러 장기에서 암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어요. 인체에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은 물질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최근 3년 동안 국내에서 사용된 중국산 원료는 전체 발사르탄의 2.8%에 해당합니다.

그리 많지 않은 양인데도 이번에 문제가 된 고혈압약이 무려 1백 종이 넘는 건 위탁 제조가 가능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중국산 발사르탄을 수입한 국내 업체는 모두 아홉 곳으로 대부분 제약삽니다.

이들 업체 중에는 중국산 발사르탄으로 만든 고혈압약을 위탁 제조해 다른 제약사에 판매한 곳도 있습니다.

고혈압약은 주로 장기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언제부터 문제의 성분이 수입돼 고혈압약에 쓰였는지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문제의 성분이 들어간 고혈압약을 드시는 분들이나 또 다른 고혈압약이라도 오래 복용하고 계신 분들 괜찮은 것인지 걱정 많으실 텐데 의료 분야 담당하는 남주현 기자와 궁금증 풀어보겠습니다.

Q. 문제의 고혈압약 얼마나 되나?

[남주현 기자 : 국내 고혈압 환자가 600만 명이 넘는데 모든 환자가 발사르탄이라는 성분이 들어간 고혈압약을 먹는 것이 아니고, 이번에 문제가 된 중국산 발사르탄 외에 다른 종류의 발사르탄 원료는 문제가 없습니다. 전체 고혈압 치료제 2천6백여 개 중 발사르탄이 들어간 약품은 5백여 개, 문제의 중국산 발사르탄을 사용한 약은 115개입니다.]

Q. 문제의 발사르탄, 인체 영향은?

[남주현 기자 : 아직까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상태인데요,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라는 물질이 국제암연구소가 분류한 2A 군에 해당하는 발암물질입니다. 즉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기 때문에 문제의 고혈압약을 특히 오래 복용하신 분들 당연히 걱정이 앞서실 겁니다. 말씀드렸던 것처럼 국내에 수입된 발사르탄에 이 문제의 물질이 들어갔는지 여부조차 확인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어느 정도 인체에 유해할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식약처가 오늘 문제의 발사르탄을 다 수거했고, 그 안에 정말 들었는지, 들었다면 양은 얼마나 들었는지, 인체에 미치는 양은 어떻게 되는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 식약처만 하는 게 아니라 유럽 등 다른 나라와 공조를 한다고 하니까 일단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다시 처방받는 비용은 누가 부담?

[남주현 기자 : 그렇잖아도 약 때문에 속상하신데 돈까지 또 이중으로 부담하면 안 되기 때문에 보건복지부가 협의했고, 문제의 약을 복용한 환자들이 병원에서 다시 처방받을 때는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