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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우도 렌터카 통제 연장 놓고 "1년 더" vs "장사 못하겠다"

주민마다 속사정 달라…제주도 "1일 평균 방문차량 68% 감소"

제주 우도 렌터카 통제 연장 놓고 "1년 더" vs "장사 못하겠다"
"모든 렌터카 출입 못 하게 해야" vs "손님 줄어 장사 못 하겠다"

제주도 동쪽 끝에 있는 '섬 속의 섬' 우도 안으로의 외부 렌터카 운행제한이 시작된 지 1년 가까이 흐른 9일 우도는 어떤 표정일까.

우도 천진항에 도착한 관광객들을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여전히 이륜차·전기삼륜차 등 이동차량 대여업체들의 호객행위였다.

1년 전과 다름없는 모습이다.

다만, 렌터카 차량은 눈에 띄게 줄어 있었다.

그 빈자리를 꿰찬 전기버스가 도드라진 모습이다.

우도주민 상당수가 참여한 '우도사랑협동조합'이 15인승 전기버스 20대를 들여와 우도 해안도로를 따라 한 바퀴 도는 순환버스 형태로 운행하고 있다.

한 번 승차권(성인 5천원, 어린이 3천원, 7세 미만 무료)을 구입하면 온종일 횟수와 관계없이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평일 하루 2천명, 주말에는 2천500명이 전기버스를 이용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고영일 우도사랑협동조합 부소장은 "관광객들은 물론 주민들 사이에서도 만족도가 높다"며 "다만, 렌터카는 물론 이륜차들이 여전히 우도 미관을 흐린다. (렌터카 운행제한 연장 문제를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은데 렌터카든 이륜차든 모두 통제해야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때 전기버스 운전기사 한 분이 불쑥 끼어들더니 "도로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데 렌터카 통제를 1년 더하고 말고가 문제가 아니다. 버스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다"며 "이건 밥상도 차리지 않았는데 밥부터 먹으라는 말과 같다"고 언성을 높였다.

우도 도로 사정은 여전히 열악했다.

여의도(2.9㎢) 면적의 배가 조금 넘는 6.18㎢ 면적에 해안도로(12.9㎞)·농어촌도로(7.5㎞)·마을 안길(6.9㎞) 등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도로는 총연장 27.3㎞다.

도로 폭은 전기버스와 승용차 등이 동시에 지나다니기에도 버거운 4∼6m에 불과하다.

인도와 도로가 구분돼 있지도 않아 주민과 탐방객은 언제나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한편, 렌터카 운행이 제한되면서 우도 상인들은 된서리를 맞았다.

점심 식사 시간쯤 들른 우도의 한 음식점은 기자가 식사를 다할 때까지 다른 손님이 들어오지 않았다.

영업한 지 3년이 다 돼 가지만 렌터카 운행제한 이후로 손님이 반이나 줄었다고 했다.

버스 정거장 또는 해안도로 위치 좋은 곳에 있는 일부 가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가게 사정이 마찬가지였다.

상인들은 "매출이 줄어들어 장사하기 힘들어졌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관광객들은 렌터카 운행제한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미묘한 온도 차를 보인다.

가족과 함께 우도를 찾은 최송욱(28·대구)씨는 "렌터카를 몰고 오면 편하긴 하겠지만 환경을 생각하면 렌터카 제한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작은 불편은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부모와 어린아이들과 함께 온 A(46·서울)씨는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불편한 점이 있다"며 "이번에는 노부모와 함께 대가족이 우도를 찾아 렌터카를 몰고 들어갈 수 있지만, 관광 코스, 전기버스 정류장 등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제주도는 혼잡이 극심한 우도의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등록지와 차고지가 우도면이 아닌 대여사업용(전세버스·렌터카) 자동차의 운행을 지난해 8월 1일부터 올해 7월 31일까지 1년간 제한하기로 했다.

운행제한 대상 자동차는 외부 렌터카와 전세버스다.

장애인·임산부·노약자·영유아와 함께 온 가족이 탄 렌터카의 경우 예외적으로 출입을 허용했다.

도는 우도면 렌터카 운행제한으로 하루 평균 방문객과 방문차량은 각각 15%와 6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도는 이날 오후 3시 우도면사무소에서 한시적으로 시행해 온 우도면 렌터카 통행제한의 연장 여부를 놓고 공청회를 열어 주민과 관광객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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