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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켓'에서 2시간 버틴 선원 4명…선실에서 구조

'에어포켓'에서 2시간 버틴 선원 4명…선실에서 구조
"살려주세요. 여기 사람이 살아 있습니다."

어제(8일) 오후 7시 13분쯤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해상에서 뒤집힌 7.93t급 새우잡이 배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배를 뒤덮은 그물망을 일일이 자르며 선체를 수색하던 해경은 선원 이 모(59)씨 등 4명의 생존 반응을 확인했습니다.

구조대가 60㎝ 길이 플라스틱 봉으로 선체를 4번 두드리자 선체 안에서 같은 횟수로 응답했습니다.

좁디좁은 통로를 거쳐야 진입할 수 있는 선실에는 물이 가슴 높이까지 차올라 산소가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해경은 이곳에서 선원 4명을 발견하고 이 씨부터 차례로 물 밖으로 끄집어냈습니다.

당시 해경 구조대가 "통로가 좁아 한 명씩 구조해야 한다"고 말하자 선원들은 나이가 가장 많은 이 씨 먼저 구조하도록 했습니다.

이어 김 씨(58), 이 씨(46), 마지막으로 서 씨(42)씨가 구조대와 함께 좁은 선실을 빠져나왔습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선원들은 연장자를 먼저 챙기는 배려를 잊지 않았습니다.

새우잡이 어선이 118t급 예인선과 충돌해 전복된 지 2시간 18분 만이었습니다.

선원 4명은 '에어포켓'(뒤집힌 배 안 공기층)에서 호흡하며 구조대를 기다렸다고 해경은 설명했습니다.

에어포켓은 배가 완전히 침몰하기 전 물에 잠기지 않아 공기층이 형성돼 있는 곳을 말합니다.

사고는 예인선이 바지선(화물 등을 운반하는 선박)을 끌고 가던 중 예인줄에 어선이 걸려 발생했습니다.

지난 3일 출항한 이 어선은 새우잡이를 마치고 군산으로 입항하던 길이었습니다.

해경은 사고 발생 30분 만에 현장에 도착, 경비함 9척과 헬기, 구조대 24명을 투입해 생존자를 구조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저체온증을 호소했지만, 건강에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생존자를 동군산병원으로 옮긴 해경은 선내에 남아 있을 선장 권 모(56)씨를 수색 중입니다.

해경은 선원들 진술에 따라 권 씨가 조타실에 남아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하지만 조타실과 선장실에서 권 씨를 발견하지 못해 선박 외부로 수색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해경 관계자는 "선내에 그물이 너무 많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선장이 배 밖으로 나갔을 가능성도 있어 선박 내·외부를 모두 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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