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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8번 '꽝' 굉음에 고통…늘어나는 '지하 터널공사' 갈등

<앵커>

많게는 하루 8번 집 밑에서 폭발 소리가 들린다면 참 불안하겠죠. 서울 신림동 주민들이 지하 터널 공사로 시공사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문제는 서울 곳곳에서 이런 지하 도로 공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는 겁니다.

반복되는 갈등을 줄일 해법은 없는지 고정현 기자가 기동취재했습니다.

<기자>

[5초 전, 4, 3, 2, 1. 발파.]

굉음과 함께 상가 유리창이 흔들릴 정도의 진동이 이어집니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발파작업 중이란 팻말이 나옵니다.

[지금 소리 들었죠?]

서울 신림동 도림천 일대에서는 동시에 3개의 지하 터널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지하 40m에서는 신림동과 봉천동을 잇는 상하행 터널 2곳이, 지하 17m에서는 경전철 신림선 공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두 달 전부터는 발파작업이 하루 8번까지 늘면서 이제는 건물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고 주민은 주장합니다.

[윤태식/주민 : 잠을 자다가 깜짝깜짝 놀라고 제가 약을 (받으려고) 병원에 다닙니다.]

[근처 상인 : 손님들이 전쟁 난 줄 알았다고. '야 가자, 시끄럽다 가자' 이런 식으로.]

2020년까지 발파 작업이 예정된 터라 주민은 집단행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공사들은 소음과 진동 기준을 넘겨 발파한 적이 없다고 항변합니다.

[신봉터널 시공사 직원 : (발파 작업을) 1년에 천 번은 하죠. 저희도 (민원 고려해서) 하루에 천만 원씩 손해 보면서 굴진장 (한번 발파 시 뚫는 거리)을 줄여나가고 있거든요.]

문제는 지하 길 뚫기 공사가 더 많아질 거라는 겁니다.

서울에서만 경전철과 지하철 7개 노선과 지하 도로 7곳이 공사 중이거나 착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약 80km의 지하공간이 새로 뚫리는 겁니다.

게다가 GTX 등 대심도 공사도 사업자선정 단계입니다.

반복되는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주민과 사전 협의 절차부터 개선해야 합니다. 주민의 의견을 듣긴 하지만 꼭 동의가 필요한 게 아니다 보니 형식적으로 할 때가 많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 법적 절차를 꼭 충족하기 위해서 (주민설명회를) 하는 경우도 없지 않아 있거든요.]

주민들 역시 공사 전 무관심하다 뒤늦게 불만을 표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림선 시공사 직원 : 일주일 동안 공고를 붙였는데 (주민설명회 때) 8분 오셨어요.]

피해가 심한 경우 주민 편의 시설을 건립하는 등의 대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영상편집 : 오영택,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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